[오서현의 신간산책] 모든 1인자와 2인자의 조화를 위한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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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9월 28일 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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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에는 보이지 않는 알력다툼이 존재한다. 오래된 관계든 새로운 관계든 우리는 매일매일 누군가와 신경전을 벌이며 아슬아슬한 거리를 수없이 오간다. 신경이 여간 많이 쓰이는 게 아니다. 특히 큰 책임과 역할을 짊어진 리더간의 이러한 신경전은 갈등으로 심화되어, 때로는 역사가 뒤바뀌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비약이 심하다고? 그럼 이 책을 한번 보자.

<1인자의 인문학:한국편/미다스북스>은 고전 연구가이자 역사문화평론가인 '21세기 정경연구소' 신동준 소장의 신간이다. 저자는 '1인자와 2인자 리더십의 갈등과 조화'의 관점에서 지나 온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동아시아 전체 역사에 대한 안목을 확장시키려 했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1인자의 인문학> 표지(출처=IT동아)
<1인자의 인문학> 표지(출처=IT동아)

그 첫 번째, 한국편으로 조선조 건국부터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600년이 넘는 그 긴 시간을 큰 줄기로 엮고 그 안에서 11가지의 리더십 유형을 포착해 들려주고 있다.

아무리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 해도 우리는 혼자 힘만으로는 살 수 없다. 또한 사회라는 관계망 안에서는 자연히 조직과 계급이 발생하고 지도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역사적으로도 무리사회가 형성된 이래 1인자와 2인자는 언제나 존재했다. 그들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서로의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1인자와 2인자는 때로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비극적인 역사를 쓰기도 한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먼저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리더십이란 단순한 기술이나 전략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에 앞서 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깊은 성찰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 진정한 리더십은 눈 앞의 권력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 변화와 흐름을 주도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구성원 모두의 발전을 이끌어 내는 위대한 역량이다. 그러려면 주변 참모들의 도움과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그 관계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 지가 관건이다.

낮과 밤이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듯이, 1인자와 2인자도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기 보다는 상생의 관점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때 오래갈 수 있다. 경영에 있어서도 원대한 포부와 치밀한 계획이 함께 필요하다.

반대를 무릅 쓰고 이끌고 나가는 대범함도 있어야 하지만, 불확실성과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신중함과 냉철한 비판력도 겸비해야 견고하다. 저자는 오늘날 현대 조직이야말로 1인자와 2인자 간 힘의 황금비율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더 이상 1인자와 2인자는 순위의 문제가 아닌 역할분담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려면 1인자와 2인자는 각자 자신의 위치와 그릇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보완하는 관계로 성립돼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책은 역사에서 끌어 온 '1인자와 2인자' 유형별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영지혜를 구체적이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한 발 더 나아가 같은 유형의 현대 지도자 또는 21세기 기업의 리더를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들의 이해와 정리를 돕는다. 또한 다양한 사료를 보는 재미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역사적 인물과 시대적 상식을 얻는 즐거움은 덤이다.

모든 위기는 동시에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를 둘러싼 크고 작은 환경들은 불안하고 복잡하기만 하다. 그럴수록 건강한 갈등을 통해 조금씩 조율하며 최적의 관계를 만들고 조화를 이루어 최상의 결과를 내보자. 정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각자의 위치와 역할 안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비책을 스스로 찾아내는 독서가 되길 바란다!

글 / 오서현 (oh-koob@naver.com)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국내 대형서점 최연소 점장 출신으로 오랫동안 현장에서 책과 독자를 직접 만났다. 예리한 시선과 안목으로 책을 통한 다양한 기획과 진열로 주목 받아 이젠 자타공인 서적 전문가가 됐다. 북마스터로서 책으로 표출된 저자의 메세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다. 최근 '오쿱[Oh!kooB]'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내걸고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관계를 연결하려 한다(www.ohkoob.com). 새로운 형태의 '북네트워크'를 꿈꾸며 북TV, 팟캐스트, 서평, 북콘서트MC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동아닷컴 IT전문 이문규 기자 m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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