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체 전망] 어두운 터널 지난 넥슨, 2017년 모바일 시장 폭격예고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월 18일 10시 19분


코멘트
2016년 넥슨은 가혹하리만큼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났다. 야심 차게 서비스를 시작한 서든어택2가 각종 버그와 논란으로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 뒤 100일을 넘기지 못하고 서비스가 종료된 것에 이어 '클로저스'의 성우 교체 논쟁이 일어났으며, 창업주인 김정주 NXC 대표 역시 '진경준 게이트'에 휘말리는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그야말로 안과 밖이 모두 혼란한 '내우외환'의 상황이 지속된 것이다.

넥슨 ci
넥슨 ci


이렇듯 가혹한 한 해를 보낸 넥슨이지만, 적극적인 체질개선을 진행하며, 2016년을 '넥슨 모바일게임 원년'으로 천명했던 목표를 일정 부분 달성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실제로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이하 M.O.E)의 흥행을 시작으로, '메이플스토리M',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등의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2017년. 넥슨은 단순히 가능성을 보여줬던 지난해와 다르게 막강한 IP와 기존 게임과는 차별화된 독창적인 시도로 무장한 약 25여 종에 달하는 온라인,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통해 게임시장에 막강한 공세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각종 이슈로 상처받은 지난해의 과거를 뒤로하고 국내 No.1 게임사의 자존심을 다시 회복하겠다는 모양새다.

<콘솔부터 온라인, 모바일까지 대형 IP 장착한 모바일게임 총공세>

지난해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과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성공은 IP(지식재산권)의 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여기에 중국 역시 원피스, 블리치, 나루토 등 유명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IP 열풍은 2년 뒤인 2016년 국내 게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는 흐름으로 나타났다.

던파: 혼 스크린샷
던파: 혼 스크린샷


넥슨 역시 지난 2016년부터 온라인, 모바일부터 유명 콘솔 및 PC 게임에 이르는 대형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의 개발 라인업을 공개했으며, 2017년 이 라인업 중 상당수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전세계 5억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인기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혼'을 시작으로, 인기 콘솔게임 시리즈 진삼국무쌍7을 바탕으로 개발된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레고 최초의 모바일게임 '레고® 퀘스트앤콜렉트',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온라인게임 드래곤네스트의 IP를 활용한 '드래곤네스트2: 레전드' 등의 게임들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크어벤저3 스크린샷
다크어벤저3 스크린샷


특히, 글로벌 3,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다크어벤저 시리즈의 최신작 '다크어벤저3'를 지난 지스타 2016에서 최초로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마련하였고, 니드포스피드의 IP로 개발되는 온라인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가 연내 출시를 확정 짓는 등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기 게임들의 IP를 확보한 상태.

여기에 이미 출시를 진행한 '엘소드: 슬레시'와 '던전앤파이터: 혼'의 매출 순위가 점차 상승하고 있는 점도 IP를 활용한 모바일, 온라인 게임 라인업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 주고 있는 부분이다.

<리얼타임 시뮬레이션, 퍼즐, 육성, 레일슈터까지 넥슨만이 시도하는 색다른 게임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는 수집, 육성 요소에 치중해 있는 액션 RPG 위주의 게임들이 난립으로 독창성이 떨어진다는 부분이었다. 몇몇 실험적인 게임들이 등장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지만, 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에 넥슨은 올 한해 리얼타임 시뮬레이션, 육성, 레일슈터 등 이른바 비주류에 속한 실험적인 모바일게임을 선보여 게임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겠다는 각오다. 2017년 넥슨에서 발표한 라인업은 총 25종으로, 이중 무려 13종의 게임들이 액션, RPG 장르에서 벗어난 게임에 속한다.

야생의 땅 듀랑고 이미지
야생의 땅 듀랑고 이미지


가장 대표적인 것이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야생의 땅: 듀랑고'다. 지난해 12월 3차 리미티드 테스트를 통해 마지막 담금질을 끝마친 '야생의 땅: 듀랑고'는 현대의 지구로부터 미지의 세계 '듀랑고로 워프' 한다는 독특한 설정과 함께 공룡이 살아 숨쉬는 거친 야생 환경에서 생존, 탐험, 채집, 사냥, 정착, 사회 건설 등 다양하고 자유로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아울러 실시간 5대5 팀대전 전술슈팅 장르를 표방한 '탱고파이브 : 더 라스트 댄스'는 '이동-명령-쿨다운' 순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다이나믹 쿨다운 시스템'을 이용한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개성넘치는 12종의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는 모바일게임으로 개발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건파이 어드벤처 스크린샷
건파이 어드벤처 스크린샷


여기에 대전 액션 게임 장르의 '아레나 마스터즈'가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레일슈터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건파이 어드벤처', 18세기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모바일게임 '토탈클래시', 3D 픽셀로 구성된 아기자기한 세계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모바일 SNG '판타지타운', 수집형 턴제 RPG로 관심을 받은 '언노운 히어로즈' 등의 독특한 장르의 모바일게임들이 지스타에서 첫 선을 보여 호평을 받았다.

아울러 오로지 1:1 보스전으로만 이루어진 '이블팩토리', 입체적인 공간에서 길 찾기, 지형 조작, 선 긋기, 리듬퍼즐 등 다양한 퍼즐을 풀어나가는 '애프터 디 엔드' 등의 인디 스타일의 모바일게임에 이르기까지 올 한해 넥슨은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을 선보여 경직되어 있는 국내 게임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토대를 다진 글로벌 진출 기획 '2017년 본격화'>

2016년 넥슨이 주목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글로벌'이었다. 실제로 '카오스 크로니클' 등의 모바일게임들이 글로벌 서버를 구축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해외 게임들의 퍼블리싱 및 제휴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포석을 다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아이디씨로고
아이디씨로고


여기에 지난 10월 2일 태국의 게임 퍼블리셔 '아이디씨씨'의 지분 49%를 인수(추가 지분 51% 전량 인수)한 것도 넥슨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야심을 유감없이 보여준 대목이다. 약 2조 원으로 추산되는 동남아 게임시장에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태국 시장의 퍼블리셔의 완전 인수를 통해 중국에 이어 새로운 글로벌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을 천명한 셈이다.

로브레이커즈
로브레이커즈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두고 있는 게임 라인업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글로벌 3,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다크어벤저3'와 고전 명작 게임 '로드러너'(1983년 발매)를 공식 리메이크한 모바일게임 '로드러너 원' 등의 해외 시장을 타겟으로 한 게임들이 2017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무중력 환경에서 격돌하는 전방위 전투를 다이나믹하게 그려낸 FPS 온라인게임 '로브레이커즈'의 경우 '기어즈 오브 워' 시리즈의 개발 총괄로 유명한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개발 중인 보스키 프로덕션이 개발을 맡아 해외 외신들의 관심을 받는 등 신작 라인업 역시 글로벌 진출에 정조준 되어 있는 상황.

로브레이커즈
로브레이커즈


주목받는 신작과 성과를 입증한 구작의 조화를 통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넥슨의 글로벌 시장 공략의 첫 성과가 2017년에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중 하나다.

<올 한해 넥슨의 리스크와 불안요소는 무엇?>

전문가들은 이 수 십종에 달하는 신작 라인업이 어떤 성적을 거둘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삼국지 조조전', '메이플스토리M' 등의 경우 출시와 동시에 매출 2위 등을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이내 매출 순위의 급격한 하락을 겪었으며, 이는 이후 출시된 모바일게임들의 공통적인 흐름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매출 순위를 유지하는 '뒷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많은 기대를 받고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혼' 역시 매출 20위권에 머무르는 등 기대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등 넥슨 표 게임들을 좀처럼 매출 상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삼국지 조조전
삼국지 조조전


물론, 넥슨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에 '일희일비'하는 소규모 게임사는 아니지만, 현재 막강한 위세를 떨치고 있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앞세운 넷마블, '리니지M'이라는 핵폭탄급 게임을 보유한 엔씨소프트 등에 비해 넥슨의 라인업이 이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커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수 십종의 게임의 발매를 예고하고 있지만 자칫 시장에 납득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할 경우 퍼블리싱, 자체 개발 등을 통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 부서 전체에 큰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함께 온라인게임 매출 역시 불안요소 중 하나다. 오버워치, LOL의 침공으로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속적인 수익 감고를 겪었지만, 넥슨의 온라인게임 라인업 만큼은 건재했다. 하지만 2016년 들어 방학 시즌 PC방 사용량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하는 등 이상 징후가 보였으며, 해외 온라인게임 매출 역시 다소 감소하여 업계의 기대를 모았던 '매출 2조 클럽 달성' 역시 2017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클로저스 이미지
클로저스 이미지


또한, '클로저스 사태'와 유사한 유해 커뮤니티 논란이 신작 게임 및 기존 온라인게임에 마치 '불발탄'처럼 또 다시 터질 수도 있어 콘텐츠 관리를 철저히 해야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원년'을 천명한 넥슨이었지만, 온갖 악재에 시달리며 절반의 성과 밖에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 혼란 속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역시 넥슨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올해 넥슨의 키워드는 '다양성', '글로벌' 그리고 'IP'로 압축된다. 과연 넥슨이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No.1 게임사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라고 전망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