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 넘게 자면 치매위험 40%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5일 03시 00분


국내 연구팀 “뇌 염증 촉진 가능성”

 잠을 많이 자면 치매가 생길 위험성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 암관리정책학과 명승권 교수팀과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팀은 2009∼2016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10편의 수면 및 인지기능 관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8, 9시간 이상인 사람은 7, 8시간인 사람보다 인지장애 위험성이 38%나 높아졌다. 치매 위험성은 무려 42%나 급증했다.

 다만 하루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만 되면 이후부터는 수면시간이 10시간이든, 15시간이든 치매 위험성이 40% 내외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또 성별, 연령, 지역별 등 세부적으로 분류해 분석해도 긴 수면시간은 일관되게 인지기능 감소 위험성을 40%가량 높였다.

 명 교수는 “긴 수면시간과 인지장애의 상관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다만 생물학적 기전에서 잠을 오래 자면 염증 관련 생체지표가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을 많이 자면 뇌에 염증 반응이 촉진된다는 것. 실제 치매의 50%에 해당되는 알츠하이머병도 염증이 생겨 뇌가 위축되는 질환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면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신체 내 염증 관련 수치가 7, 8%씩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치매 초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 잠을 많이 자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명 교수는 덧붙였다.

 따라서 적정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지난해 2월 미국 국립수면재단은 적정 수면시간을 어린이는 10∼11시간에서 9∼11시간으로 변경했다. 26∼64세는 7∼9시간, 65세 이상은 7∼8시간을 권고했다. 명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 적정 수면시간의 범위 중 상한값을 1시간 정도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신경역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치매#뇌#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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