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도 잘 자라는 ‘슈퍼 고구마’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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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硏-경상대 교수팀
강한 빛 이겨내게 형질변환… 몽골 등 식량문제 해결 기대

 국내 연구진이 사막처럼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슈퍼 고구마’를 개발했다. 몽골 등 오지 거주민들의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장은 이상열 경상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사막에서 잘 자랄 수 있는 형질변환 고구마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세계 7대 작물이라고 불리는 고구마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고구마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란 성분이 강한 빛 등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광합성이 잘 이뤄지도록 돕기 때문이다. 카로티노이드는 항산화 물질로 식물이나 동물의 노화를 막는 역할을 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고구마의 생존력을 결정짓는 카로티노이드를 합성하는 ‘오렌지단백질(ibOr)’의 존재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실제로 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또 고구마의 형질을 변환해 오렌지단백질의 발현을 높이는 방법으로 카로티노이드 함량을 10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고구마는 기존 작물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훨씬 잘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병충해나 고온 등의 재해를 이겨낼 수 있는 식물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 센터장은 “고구마는 척박한 기후 조건에서도 탄수화물을 생산할 수 있는 산업식물”이라며 “사막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해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슈퍼고구마#사막#식량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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