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오십견, 시간 지나면 낫는다?… 치료 골든타임 놓치면 후유증 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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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치료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바른병원의 전경. 바른병원의 척추센터, 관절센터, 재활센터 등 3개 특화 전문센터에선 척추·관절 분야의 권위자 22명이 진료를 맡고 있다. 바른병원 제공
이상진 바른병원 원장이 한 여성 환자를 문진하고 있다. 이 원장은 “오십견이 50대에서만 나타난다는 편견과는 달리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통증이 심할 땐 적절한 약물치료와 주사 치료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바른병원 제공k/main.jsp#스마트폰 사용 시간 증가로 각종 어깨 질환도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 때문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171만3000여 명에서 2014년 205만3000여 명으로 5년 동안 19.9% 증가했다.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도 약 10만 명에 이른다.
어깨 질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십견’이다. 2014년 기준 약 77만 7000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의 30%나 됐다. 30대까지는 남성 환자가, 그 이후엔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는 반복적인 가사노동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십견’이라는 용어는 50세의 어깨를 지칭하는 것으로 일본에서 유래했다. 하지만 50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대한견주관절학회가 2014년 성인 남녀 1373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오십견은 50대가 45.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60대(22.1%), 40대(20.9%), 30대(2.5%) 환자도 상당했다.
오십견은 일반적으로 어깨가 잘 움직여지지 않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팔을 머리 위로 잘 올릴 수 없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억지로 올리거나 돌리면 어깨 전체로 통증이 확산된다. 통증이 더 심해지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아픈 어깨 쪽으로 눕기도 어려워진다. 이럴 경우 세수를 하거나, 바지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 등의 일상적인 활동도 어려워질 수 있다. 편측운동이 오십견 유발
오십견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진행돼 오십견이 발생한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특히 당뇨병, 갑상샘 질환을 앓으면 오십견이 올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골프, 테니스, 야구, 배드민턴 등 같은 방향으로 어깨 근육을 반복적으로 쓰는 운동도 오십견을 유발하기도 한다.
동결견은 가장 흔한 오십견의 형태다. 어깨가 얼어 버린 것처럼 잘 움직여지지 않는 질환이다. 관절과 관절을 싸고 있는 물주머니인 관절낭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염증이 심화되면 관절낭이 오그라들고, 주위 조직들이 엉겨 붙어 관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기계에 녹이 스는 것과 비슷한 이치로 이해할 수 있다. 오십견 치료의 상식 바로잡기
오십견 치료는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진다’, ‘오십견은 완치되지 않는다’ 등 잘못된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가벼운 오십견은 저절로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문제는 정작 오십견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 오십견이라고 오인해 통증을 방치하다가 다른 어깨 질환으로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상진 바른병원장은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면 힘줄이 끊어지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에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어깨가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깨가 굳고, 어깨의 가용 범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증을 심하게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 스트레칭을 자주 해 주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손가락 걸음이다. 일단 벽을 마주보고 서서, 손을 벽에 댄다. 이후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는 것처럼 벽 위로 서서히 손가락을 올린다. 이럴 경우 손이 벽 위로 올라가면서 스트레칭 효과를 볼 수 있다.
수건을 이용한 스트레칭도 오십견에 효과적이다. 어깨 너비로 수건을 잡고 좌우 상하로 팔과 어깨를 움직이면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다. 한 번 팔을 움직일 때는 10초 동안 천천히 한 동작씩 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할 때는 적절한 약물 치료와 주사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또 비수술적 시술인 체외충격파 치료, 레이저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만약 차도가 없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관절내부의 염증을 제거해 주는 수술적 치료도 고민해 봐야 한다.
한국은 어깨 치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일본이 강세를 보였고, 한국은 한 수 아래였다.
하지만 최근 한국은 논문 인용 건수 등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어깨 질환 연구를 이끌고 있는 이상진 바른병원장은 5월 세계견주관절학회 조직위원을 맡아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 원장은 “이번 학회는 세계 65개국 2500여 명의 정형외과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신기술에 대해 공유하는 의미있는 행사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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