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균성 뇌수막염’ 유발 유전자 대규모 발견…감염 경로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7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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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진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대거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항진균제와 뇌수막염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싼 막에 세균이 침투해 생기는 염증을 말한다.

반용선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사진)팀은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진균(곰팡이균) 속에서 질병을 일으키고 항진균제 내성에도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대규모로 발굴하고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7일자에 발표했다.

진균성 뇌수막염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중추신경계에 침범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진균성 뇌수막염에 감염되고 그 중 60%가 사망할 정도로 치사율이 높다. 하지만 감염 경로와 발병 원인 규명이 어려워 지금까지 효과적인 예방법이나 부작용이 없는 항진균제를 개발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진균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에서 유전자 발현 여부를 결정하는 전사조절단백질 178개 중 155개를 분석했다. 이 단백질들이 다른 곰팡이균의 단백질과 얼마나 유사한지 비교하고, 각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기능도 확인했다.

곤충과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연구진은 병원성을 나타내는 유전자 40여 개를 찾아냈다. 세계 항진균제 시장은 연간 1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연구진은 국내 특허 2건을 출원해 항진균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반 교수는 “뇌수막염을 유발하는 거의 모든 전사조절단백질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임상실험까지 포함해 이르면 10년 뒤 항진균제나 뇌수막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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