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혈당-체중 동시에 줄여줘 당뇨병 치료에 효과

  • 동아일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마흔이면 청춘이었는데…. 진작 의사 말 좀 들을걸.’

10년째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백모 씨(70)는 문득문득 30년 전 그날을 떠올린다. 마흔이 되던 해 의사는 당시 키 165cm에 몸무게 85kg에 육박하던 백 씨에게 말했다. 10kg 이상 체중을 빼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하지만 사무실 책상에 앉아 하루 10시간 이상씩 일했던 그로서는 운동과 다이어트는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백 씨는 “비만의 심각성을 깨닫고 적절한 조치를 했다면 현재 이렇게 고통스럽게 투병생활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백 씨처럼 비만 증상이 당뇨병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 중 특히 복부비만이 심하면 당뇨병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복부의 지방조직은 유리지방산 분비를 늘린다. 이 물질은 간이 포도당과 중성지방을 생산하는 것을 촉진시킨다. 반면 인슐린이 혈중의 포도당을 잘 흡수하는 작용은 방해한다. 혈당이 높아지고 유리지방산이 늘면 췌장은 인슐린을 지나치게 많이 분비한다. 고인슐린은 염분을 재흡수하고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과정에서 고혈압과 고혈당을 일으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복부지방의 또 다른 문제는 염증 세포가 많다는 점이다. 염증물질은 포도당 수치를 조절하고 지방산의 분해를 돕는 ‘아디포넥틴’이란 단백질 생산도 줄인다. 이렇게 되면 피가 끈적끈적해지면서 혈전이 생기기 쉽다.

최근에는 당뇨(diabete)와 비만(obesity)의 합성어인 ‘비만형 당뇨병(Diabesity)’이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실제로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의 74.7%가 과체중 혹은 비만이다. 특히 56.8%는 복부비만일 정도다. 더구나 여성 당뇨병 환자의 복부 비만율은 58.8%에 이르렀다.

한국인은 비슷한 체중의 서양인에 비해 복부비만이 심하다. 선천적으로 비교적 적은 인슐린 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어 쉽게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혈당 조절에만 집중한 당뇨병 치료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혈당과 함께 체중을 줄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 미국 등 선진국에서 당뇨병 관리의 제1 원칙으로 체중 관리를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에는 혈당 관리뿐 아니라 체중과 혈압까지 낮춰주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대표적이다.

포시가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하루에 약 70g의 포도당을 배출하는데 이를 칼로리로 환산할 경우 280Cal가 된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혈당과 체중 감소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약이다”며 “다른 당뇨병 치료제에서는 이런 부가적인 이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포시가는 지난해 11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현재 유럽, 미국, 호주를 포함한 42개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9월 1일부터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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