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스타트업] 음식에 관한 모든 것, ‘마이 부킹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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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6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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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K씨는 맛집 탐방과 음식 사진 찍기가 취미다. SNS에 사진을 올리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긴다. 다른 사람이 올린 맛있는 음식 사진을 발견하면 어떤 레스토랑인지 묻기도 한다. 하지만 모바일 앱을 찾아보면 일반 SNS 또는 배달 음식과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앱은 있어도, 이와 같은 기능을 한 번에 모아둔 앱은 없어서 아쉬웠다.

#2. 대학생 L씨는 오랜만에 소개팅을 하게 됐다. 소개팅 전, 그는 인터넷에서 ‘여성들이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열심히 찾아보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광고가 많아 적합한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상대 여성이 좋아하는 음식과 분위기를 갖춘 레스토랑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음식 사진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레스토랑 정보부터 예약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없을까. 이에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푸드 큐레이션 서비스 ‘마이 부킹 레스토랑(My Booking Restaurant)’ 을 이용할 수 있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음식 SNS와 레스토랑 예약을 접목해 친구들과 음식 사진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레스토랑 관련 정보를 얻을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예약까지 할 수 있다. 또한 친구들에게 이미지와 푸시 알람을 보내 ‘밥먹자’ 신청을 할 수 있는 등, 각종 아기자기한 기능도 갖췄다. 다양한 기능을 갖추었지만 UI가 깔끔하고 UX가 단순해 사용하기 편리하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지난 달 말부터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개발사 ‘트러스트어스(Trust us)’를 찾아가 정범진 대표를 만나봤다.


엘리트 의대생이 IT 창업에 뛰어든 사연은?

트러스트어스는 IT 스타트업이며,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음식 관련 SNS이다. 회사 소개만 들으면 IT나 경영학을 전공했을 것 같지만 정 대표는 의대생이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휴학을 하고 창업을 시작했다. 사회 통념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좀 의아할 수도 있겠다. 왜 출세할 수 있는 길을 놔두고 험난한 스타트업 업계에 뛰어들었을까.

“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서 일단 공부를 하고 대학에 입학했는데, 생각보다 학교가 개방적이었어요. 처음에는 디자인 전공을 선택했는데,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디자인이 아니라 브랜드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일임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시작하려니 막막하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들었다. 많은 학생들이 그렇듯이, 좀 더 안정적인 전문직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것이 생명과학과로 전과를 하고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다. 하지만 의학을 공부하면서도 창업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던 것. 그래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창업을 시작했다. 사용자들에게 믿음을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회사 이름도 ‘트러스트 어스(Trust us)’로 지었다.

“정보화 사회에서 각종 정보가 엄청나게 늘어났지만, 막상 필요한 정보나 믿을 만한 정보를 선별하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유용하고 믿을 만한 정보를 집약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어요. 첫 서비스인 마이 부킹 레스토랑도 믿을 만한 음식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과 융합해 더욱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싶어요. 마이 부킹 레스토랑도 예약이라는 오프라인 요소를 온라인으로 끌어온 것이지요.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싶습니다.”


여러 창업 아이템 중에서도 음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는 음식이란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이 변화하더라도 여전히 유지되는 사업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단연 의식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고, 입고, 꾸미는 것은 항상 소비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의류 분야에는 ‘스타일쉐어’라는 패션 SNS가 이미 크게 성장하고 있었어요. 반면, 음식의 경우 맛집 앱은 많았지만 제가 사용했을 때 그리 만족스러운 서비스는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좀 더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찍고, 올리고, 맛보고, 즐기는 ‘푸드 큐레이션’ 서비스

푸드 큐레이션 서비스인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재미있는 스티커와 함께 음식 사진을 올릴 수 있고, 다양한 사용자들이 올린 음식 사진을 감상하고 교류할 수 있는 앱이다. 마음에 드는 음식 사진을 스크랩할 수도 있다. 음식 사진과 관련된 추천 레스토랑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도 있다. 추천 레스토랑은 My booking 팀이 직접 큐레이션한 ‘진짜 맛집’이다. 음식 종류와 맛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분위기까지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레스토랑 단골 고객이라면 할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음식을 주제로 한 버티컬 SNS가 자리잡은 것은 마이 부킹 레스토랑이 처음이다.

“모바일 예약 서비스를 생각해 보니,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레스토랑 예약을 그리 자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레스토랑 정보와 예약 기능은 갖추되, 음식 사진을 공유하는 SNS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사용자에게 음식 SNS 기능을 통해 재미를 드리고, 음식 정보를 공유하는 가치를 느끼도록 돕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에요.”


마이 부킹 레스토랑에는 음식 맛이나 종류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분위기에 대한 정보도 있다. 사진을 올릴 때 맛, 음식 종류, 레스토랑 분위기 등에 따라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기 때문이다. 또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진에 붙은 정보들을 토대로 비슷한 레스토랑도 추천하고 있다. 향후에는 개인의 취향에 꼭 맞는 레스토랑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음식을 주제로 한 서비스인 만큼 맛집 제휴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설문조사와 음식점 평가 지표, 보고서 등을 모두 확인한다. 직접 맛집을 조사하기도 하고, 레스토랑에 다녀왔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참고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레스토랑은 보류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레스토랑을 위주로 선정합니다. 현재는 청담동 핫플레이스 업체를 위주로 제휴하고 있는데, 향후 레스토랑이 늘어나면 좀 더 체계적으로 검증해 점수를 매기고 필터링도 해 나갈 계획이에요. 무엇보다 큐레이션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큐레이터의 센스입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맛집만을 선별하고자 발로 뛰고 있습니다.”

맛집만을 선별하다 보니 기존 음식 관련 앱에 비해서는 레스토랑 수가 적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한정적으로 좋은 곳만 보여드리는 서비스이니 이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현재 강남권에 있는 70개 레스토랑을 선정해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 초기 단계인 만큼 아직은 그 수가 적지만, 강남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으로 뻗어나가 맛집 개수를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레스토랑 제휴 영업은 모두 정 대표가 직접 하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 지 약 6개월이 되었는데, 영업 방식상 일단 만나면 무조건 서비스를 하도록 한다고.

“비법은 따로 없고, 그냥 솔직하게 다 이야기해요. 저희가 아직 큰 성과를 낸 것은 없지만 좋은 취지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또한 레스토랑 사장님들을 높이고 저를 낮춰요. 금액 문제도 이야기하지 않고, 그냥 앱만 내려받으면 된다고 권하고 있습니다. 아직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이니만큼 금액 을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해요. 금액은 추후 사장님들이 저희 서비스의 가치를 느꼈을 때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뭐 먹고 사냐’고 묻는 분들도 많지만, 저희의 비전을 말씀드리면 서비스 제휴를 하겠다고 하는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최근 레스토랑 예약 앱이 다양하지만,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레스토랑 점주에게도 매력적인 서비스다. 다른 서비스와 달리 모바일로 고객 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일반 사용자들이 쓰는 앱과 레스토랑 점주가 쓰는 앱, 두 가지로 나뉜다)

“다른 레스토랑 예약 앱들도 있지만 관리자 페이지가 웹 기반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사장님들이 PC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이는 접근성이 낮다고 생각해요. 매장에서 PC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포스기를 건드리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장님들이 휴대폰으로 가볍게 쓸 수 있는 모바일 관리 앱을 만들었습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제작해, 사장님들뿐만 아니라 매니저까지 예약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쿠폰 발행부터 예약 분석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 ‘뷰티’ 버전도 기대해 주세요

음식을 주제로 한 서비스인 만큼, 트러스트어스는 음식과 관련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준비하고 있는 것은 ‘과자 큐레이션 박스’다. 사용자가 구독 신청을 하면 매달 화장품을 보내주는 ‘미미박스’와 비슷하다.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해외에 있는 맛있는 과자들을 모아서 매달 저렴하게 제공하는 푸드박스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에요. 마이 부킹 레스토랑 앱 화면에 푸드박스 구독 서비스를 넣을 계획입니다. 레스토랑 제휴도 하고 있지만, 레스토랑에서 많은 돈을 가져오고 싶지는 않아요.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으로 옮겨 지역 상권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주제로 한 만큼 비즈니스 모델은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새내기 창업자지만 정 대표의 계획과 비전은 무궁무진하다.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보강에 신경을 쓸 계획이다. 강남권에 레스토랑 200곳을 제휴하고 종로, 삼청동, 명동 그리고 지방으로 지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은 현재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곧 iOS와 웹 서비스도 지원할 방침이다.

“마이 부킹 레스토랑이 자리를 잡은 뒤에는 뷰티 분야로 접근하고 싶어요. 뷰티 SNS에 네일, 헤어, 메이크업 샵 등 매장 정보와 예약 기능을 추가하는 거죠. 음식과 뷰티를 한 번에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아직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현재는 마이 부킹 레스토랑에 힘을 쏟고 있어요. 앞으로 음식과 뷰티 등 다방면으로 많은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이를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으니 많은 의견 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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