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첨단의학을 달린다]서울대병원,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 개발로 세계 톱5 연구중심병원 진입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1991년 임상의학연구소 설립… 인적역량 강화 지속적 노력
1995년 임상시험센터 건립… 임상시험 세계 10위권 진입

서울대병원의 연구 능력은 연구자의 탁월한 능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열정에 의해 지속 성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대병원의 연구 능력은 연구자의 탁월한 능력과 아이디어 그리고 열정에 의해 지속 성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5월 말 취임한 이후 줄곧 ‘미래를 위한 창조의료’를 강조해 왔다. 창조의료란 진단과 치료 중심인 현재의 의료 모델에 첨단 의료기술을 기반으로 한 ‘질병 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을 융합한 것으로 의료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뜻한다.

오 원장은 질병 치료에만 관심을 갖던 시대에서 건강수명 연장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 원장은 의학 패러다임이 △예측(Predictive) △맞춤(Personalized) △예방(Preventive) △참여(Participatory)의 ‘P4 의학’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P4 의학을 실현하려면 연구와 진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고 첨단 융·복합 의료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래 창조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의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를 총괄하는 의생명연구원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개연구란 산학연이 융합해 기초과학의 연구 성과를 임상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걸 뜻한다.

서울대병원은 임상의학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1991년 의생명연구원의 전신인 ‘임상의학연구소’를 설립해 임상연구를 선도해 왔다. 서울대병원의 연구역량의 근간은 우수한 인력에 있다. 최근에도 세계적인 의과학자들을 영입하는 등 인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 병원은 올해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된 걸 계기로 더욱 도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적정 비용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연구중심병원 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수준의 연구역량과 산업화 성과를 내려 한다. 또 산학연을 포괄하는 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10년 안에 세계 톱5 연구중심병원에 진입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기초연구에서 산업화까지 아우르는 연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 연구 시스템을 마련하고 국내외의 다양한 기관과 협력할 수 있는 공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 공간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혁신적 지식을 창출했다면 이를 의료현장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 치료기술 등으로 ‘창조’해 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이 바로 임상시험이다.

서울대병원은 1995년에 국내 최초로 임상시험센터를 세워 국내 임상시험을 세계 10위권에 진입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지난 한 해에만 210건의 임상시험을 실시해 국내 의료기관 중 1위를 차지했고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실적을 냈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총 20건 중 15건의 임상시험이 처음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수행됐다.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임상시험의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데에도 앞장서왔다. 주요 다국적 제약사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임상시험센터는 지난해에 정부로부터 5년간 연구비 지원을 받는 ‘초기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로 선정됐다. 올해에도 세계적인 다국적회사, 임상시험수탁기관(CRO)들과 제1상 임상시험 실시에 관한 협력을 끌어내 세계적인 입지를 굳건히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은 국제적인 의학연구기관으로 발전해 왔다. 2012년 한 해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랜싯, 사이언스, 네이처 등 최고 수준의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포함해 2200여 편의 SCI 논문을 발표했다. 올해 6월에도 새로운 폐암표적치료제인 ‘크리조티닙’의 최초 3상 임상시험 결과를 NEJM에 발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입증했다.

“타대학과 협력·융합 통해 P4 의학 실현하겠다”

지난달 9일 취임한 방영주 의생명연구원장(종양내과·사진)은 세계적인 항암제 임상시험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위암연구와 초기임상시험에서 발군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대 암연구소장, 국제암연구소(IARC) 학술위원 등을 지냈고 현재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과 대한암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국내외 항암제 개발 임상시험에 기여한 공로로 2009년 보건산업기술대상 대통령상 등 여러 학술상도 받았다.

―서울대병원 의학연구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에 있다. 어느 분야에 힘쓸 생각인가.

“서울대병원 연구의 양대 축은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다. 이를 중심으로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하고 연구행정 서비스의 품질과 효율성을 높여 연구자들이 좀 더 쉽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서울대병원 연구역량 중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연구에 대한 순수한 동기와 열정을 지닌 우수한 연구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중개연구와 임상연구를 연계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인프라와 인력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것 또한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서울대병원만의 연구로는 힘들 텐데….

“융합을 통한 새로운 의학지식과 의료기술 창조를 핵심 키워드로 삼을 생각이다. 서울대 의대는 물론이고 다른 대학들과도 협력하고 융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겠다. 이를 통해 P4 의학 실현에 기여하겠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