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그래픽카드 선택, '숫자'를 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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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4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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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매니아는 PC시장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이들은 게임을 보다 원활히 구동하기 위한 고성능 PC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은 현실에 가까운 정밀한 그래픽을 갖추고 있어 이를 원활히 구동하려면 고성능 그래픽카드(그래픽출력장치)를 갖춘 PC가 필수다. 그러다 보니 게임매니아들이 새로운 PC를 구매하거나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도 그래픽카드다.
다만, 시중엔 너무나 많은 종류의 그래픽카드가 팔리고 있기 때문에 게임을 좋아하더라도 PC관련 지식이 없는 경우엔 제품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매장에 문의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결국은 직접 관련 지식을 습득해 자신에게 적합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물론 게임을 그다지 하지 않는다면 CPU(중앙처리장치)나 메인보드(주기판)에 포함된 내장 그래픽기능만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가벼운 캐주얼게임이라도 원활히 즐기려면 5만원 대 이내의 보급형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며, 본격적인 MMORPG나 FPS를 스트레스 없이 즐기려면 10만원 대의 중급형 그래픽카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고성능을 요구하는 최신 패키지 게임까지 한다면 20만원 대 이상의 고급형 그래픽카드를 PC에 꽂아야 할 것이다.
2013년 2얼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대표적인 그래픽카드는 라데온(Radeon) 시리즈와 지포스(Geforce)시리즈다. 라데온 시리즈는 AMD(구 ATi)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그래픽카드의 핵심 칩)를, 지포스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GPU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에이수스, 사파이어, MSI 등의 제조사에서 AMD와 엔비디아의 GPU를 공급받아 그래픽카드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파이어 라데온 HD 7850 D5 1GB’라는 이름의 그래픽카드가 있다면 이 제품은 AMD의 라데온 HD 7850 GPU, 그리고 GDDR5 방식의 1GB 비디오메모리를 탑재한 제품이며, 그래픽카드 제조사는 사파이어라는 의미다. 그래픽카드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GPU가 같다면 성능은 거의 같다. 비디오메모리의 용량이나 종류에 따라 어느 정도 성능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지만 GPU 종류에 따른 성능차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은 편이다. 따라서 그래픽카드 선택 시에 가장 주의 깊게 볼 것은 GPU의 종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초보자들은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단순히 GPU의 모델번호가 높으면 좋은 제품이라 생각할 만도 하지만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부담을 갖지는 말자. 제품 이름만 보고도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바로 GPU 모델명에 들어가는 모델번호의 맨 앞자리, 그리고 두 번째 자리의 숫자다.



AMD 라데온 시리즈 이름 읽기


현재 판매되는 라데온 시리즈의 경우, ‘라데온 HD 7750’과 같이 ‘HD + xxxx’ 형식의 모델명이 달려 출고된다. ‘HD’는 2006년부터 출시된 라데온 HD 2000 시리즈부터 붙기 시작했으며, 매년 새로 출시되는 차세대 제품마다 HD 뒤의 모델번호에 천 단위씩 수치를 높여 이전 세대 제품과 구별해왔다. 이런 흐름은 2012년에 출시된 최신작인 라데온 HD 7000시리즈까지 계속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라데온 HD 6000 시리즈(2011년)에 속하는 ‘HD 6450’은 라데온 HD 5000시리즈(2010년)에 속하는 ‘HD 5850’에 비해 신형 제품이다. 그렇다면 고성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둘 중 HD 6450 모델을 택해야 할까?
그런데 그렇지 않다. 같은 세대의 제품이라도 그 안에는 엄연히 고급형과 중급형, 그리고 보급형 제품군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형 제품이라도 보급형에 속한다면 구형 고급형의 성능을 능가하기 어렵다. 해당 제품의 세대가 아닌 등급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모델번호 중 앞에서 두 번째 자리의 숫자(라데온 시리즈라면 백 단위)에 주목하도록 하자. 라데온 시리즈 중 HD x9xx는 최고급 형에 속하며, HD x8xx나 HD x7xx은 고급형, HD x6xx, HD x5xx은 중급형에 속한다. 그리고 HD x4xx 이하는 보급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HD 6450은 상대적으로 신형이지만 보급형에 속하며, HD 5850은 상대적으로 구형이지만 고급형에 속하므로 당연히 HD 5850의 성능이 훨씬 우수하다. 이는 시중에 팔리는 가격만 봐도 확연히 구별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숫자가 큰 제품이 성능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구매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참고로 그 다음에 붙는 앞에서 세 번째 자리 숫자(HD xx50, HD xx70)는 동급 제품이라도 미세한 성능 차이가 날 경우에 이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HD 7970과 HD 7950은 둘 다 HD 7000시리즈의 최고급형에 속하지만 HD 7970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약간 더 높다.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 이름 읽기


라데온 시리즈와 함께 그래픽카드 시장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지포스 시리즈는 ‘지포스 GTX 650’과 같이 ‘성능지표(GTX, GTS, GT 등) + xxx’ 형식의 모델명이 달려 나온다. 라데온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지포스 시리즈 역시 가장 주목 해야 할 것은 바로 모델번호다. 지포스 역시 모델번호에 제품의 세대와 등급이 표기되기 때문이다.


한때 지포스 시리즈는 모델번호 앞에 붙는 성능지표에 따라 GTX는 고급형, GTS는 중급형, GT는 보급형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2010년에 출시된 지포스 500시리즈부터 GTS 성능지표는 폐지하고 GT와 GTX 표기만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성능지표에 따른 성능 구분은 변별력이 상당히 떨어진다. 따라서 2013년 현재 시점에서 지포스 시리즈 각 제품군의 성능을 짐작하려면 성능지표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말고 모델번호만 보는 것이 좋다.
지포스 시리즈의 모델번호는 라데온 시리즈와 달리 세자리 수로 이루어져 있지만 읽는 방법은 거의 같다. 앞에서 첫 번째 자리 수(백 단위)가 세대, 두 번째 자리 수(십 단위)가 성능 등급이다. 이런 표기법은 2008년에 출시된 지포스 200 시리즈부터 2012년에 출시된 최신 제품인 지포스 600 시리즈까지 계속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포스 GT 640과 지포스 GTX 560을 비교한다면 GT 640 쪽이 보다 신형이지만 성능은 GTX 560 쪽이 훨씬 우수하다. 성능등급(십 단위)만 비교한다면 GTX x90와 GTX x80은 최고급형, GTX x70과 GTX x60은 고급형, GTX x50은 중급형이며, GT x40 이하는 보급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참고로 지포스 200 ~ 400 시리즈 까지는 중급형인 x5x 시리즈에 ‘GTS’ 성능 지표가 붙기도 했지만(지포스 GTS 450 등), 지포스 500 시리즈부터는 x5x 시리즈도 GTX 성능 지표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은 ‘GTX 560 Ti’, ‘GTX 650 Ti’처럼 모델명 뒤에 ‘Ti’가 붙는 경우도 있다. 이는 ‘Titanium’의 약자로, 동급 GPU 중에서 상대적으로 고성능 제품을 가리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GTX 650 Ti는 GTX 660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GTX 650 일반 제품에 비해 성능이 높다.

그 외의 애매한 경우에는 ‘가격’을 보자


그렇다면 세대는 다른데 성능 등급이 같은 경우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포스 GTX 650과 지포스 GTX 550을 비교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양쪽 모두 중급형 제품에 속하긴 하지만, 성능은 신형인 GTX 650 쪽이 다소 우수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세대가 높아지면 해당 시리즈에 속하는 제품군 전체의 전반적인 성능이 조금씩 향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GTX 650은 GTX 550의 반 등급 위 모델인 GTX 550 Ti와 비슷한 성능을 낸다.
그 외에도 라데온과 지포스 사이에 어떤 제품이 더 우수한지에 대해서 묻는 사용자들도 있다. 이는 아주 오랫동안 논쟁이 이어온 문제인데, 사실 정답은 없다. 양사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신형 제품이 나올 때마다 성능이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찌 보면 제품의 성능을 가장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기준은 ‘가격’일 수도 있다. 제품의 성능과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시장이기 때문이다. 비싼 것은 비싼 대로, 싼 것은 싼 대로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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