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우주기지… 어디에 지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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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30년대 중반엔 화성에 간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8월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가 도착하면 화성의 비밀에 한발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연구 목적을 가진 과학자나 일반 여행객을 위한 ‘우주호텔’이 이르면 2014년 등장한다. 민간 우주기업 ‘비걸로항공우주’는 2014∼2015년 거주공간이 330m3인 우주기지를 띄우기로 했다. [3] 희귀광물의 보고(寶庫)인 소행성은 우주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NASA는 2025년 소행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소행성에 무인우주선을 보내 광물을 캐겠다고 밝힌 민간 기업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도 등장했다. [4] 러시아 일본 중국은 2020년을 전후해 인간을 달에 보내 우주기지를 세우겠다며 ‘달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은 달 탐사 대신 화성과 소행성 탐사에 주력하고 있다. NASA 제공
[1] ‘2030년대 중반엔 화성에 간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8월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가 도착하면 화성의 비밀에 한발 더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연구 목적을 가진 과학자나 일반 여행객을 위한 ‘우주호텔’이 이르면 2014년 등장한다. 민간 우주기업 ‘비걸로항공우주’는 2014∼2015년 거주공간이 330m3인 우주기지를 띄우기로 했다. [3] 희귀광물의 보고(寶庫)인 소행성은 우주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NASA는 2025년 소행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 본격적으로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소행성에 무인우주선을 보내 광물을 캐겠다고 밝힌 민간 기업 ‘플래니터리 리소시스’도 등장했다. [4] 러시아 일본 중국은 2020년을 전후해 인간을 달에 보내 우주기지를 세우겠다며 ‘달 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은 달 탐사 대신 화성과 소행성 탐사에 주력하고 있다. NASA 제공
《 “인류 최초의 우주기지는 어디에 지어야 할까?” 우주전문 뉴스 웹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은 두 달 전 이런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달, 화성, 우주공간 그리고 소행성 등 4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21일 현재 2851명이 설문에 참여했으며 달이 1829명(64.15%)으로 1위를 차지했다. 화성은 635명(22.27%)으로 2위에 올랐고 우주공간과 소행성은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
실제 우주 선진국이나 민간 우주기업들은 이 4곳을 우주기지 후보지로 염두에 두고 있으며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며칠 전 중국 선저우(神舟) 9호가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우고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 1호와 도킹에 성공하면서 인간이 머물 수 있는 우주기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지구와 가장 가까운 이웃, 달

달의 가장 큰 장점은 지구와 가깝다는 것이다. 달의 북극과 남극에는 인류 생존에 필요한 물도 있다. 이 때문에 달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인류가 꿈꿀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후보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까지 6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는 높이 15m, 폭 5m인 우주기지를 달에 건설하기로 했다. 차세대 우주왕복선을 개발해 기지 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싣고 30∼90회 달을 왕복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달 탐사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기지 건설은 수포로 돌아간 상태다.

미국이 빠진 자리에 러시아 일본 중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4월 유리 가가린의 인류 최초 우주비행 50주년을 기념하면서 2020년까지 달에 우주기지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일본도 2020년 이후 로봇과 우주비행사를 차례로 달에 보내 우주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머지않은 미래에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 생명체 존재 가능성 높은 ‘제2의 지구’ 화성

사막과 황무지로 덮여 ‘죽음의 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화성은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유력한 우주기지 후보로 떠올랐다. NASA는 지난해 11월 화성에 탐사선 ‘큐리오시티’를 보내 우주기지 건설의 첫 걸음을 뗐다. 큐리오시티는 올해 8월 화성 표면에 도착해 화성에 한때 존재했을 수 있는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자료를 수집한다. NASA는 2030년대 중반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 본격적인 기지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민간기업인 ‘마스원’은 올해 4월 “2023년 화성에 우주비행사 4명을 착륙시키고 2033년에는 20명을 정착시킬 것”이라며 우주기지 건설 계획을 깜짝 발표해 화제가 됐다. 마스원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부터 비밀리에 화성기지 건설 계획을 세워왔다. 2013년에는 우주비행사 40명을 선발해 훈련시키고 2016년 식량 2500kg을 화성에 먼저 보낸 뒤 2022년 9월 14일 우주비행사 4명을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마스원은 이 모든 과정을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으로 제작해 방영하겠다고 발표했다.

○ 과학자, 여행객 머무는 ‘우주호텔’

극한 환경의 행성을 개척하기보다는 우주공간에서 일정 궤도를 도는 ‘우주호텔’을 우주기지로 개발하는 곳도 있다. 1999년 설립된 민간우주기업 ‘비걸로항공우주’는 2014∼2015년 거주공간이 330m³인 ‘BA 330’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국제우주정거장(450m³)과 비교해 규모에서 크게 뒤지지 않고 사람이 머물기에 훨씬 안락하다는 게 장점이다.

2006년과 2007년 ‘우주호텔’의 시험 모델인 ‘제네시스Ⅰ’과 ‘제네시스II’를 각각 지구 상공 약 500km에 올려놓는 데 성공한 비걸로항공우주 측은 BA 330에 연구 목적의 과학자나 일반 여행객을 태워 ‘사설 우주정거장’이나 ‘우주호텔’로 활용할 계획이다. 비걸로항공우주는 현재 2100m³짜리 ‘BA 2100’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 우주선 연료로 쓰일 광물 묻힌 소행성

지구와의 충돌 위험으로 ‘골칫덩이’로만 여겨졌던 소행성은 최근 우주의 전진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니켈 등 희귀금속이 매장된 광물 자원의 창고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굴해 우주기지 건설용 자재나 우주선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셈이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를 보내 2007년 세계 최초로 소행성의 암석을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소행성과 환경이 비슷한 심해에서 우주비행사를 훈련시키는 ‘NEEMO’(극한환경 미션 수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NASA는 2025년 소행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낼 계획이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우주기지#달#화성#우주호텔#소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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