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즈맵에서 시작해 게임시장의 대세로, AOS게임 역사

  • Array
  • 입력 2012년 4월 30일 17시 35분


코멘트

원하는 직업을 선택해서 점차 성장시키는 방식은 RPG(Role playing game, 롤플레잉 게임)와 비슷하고, 자원을 모으고 동맹군과 전략을 짜서 공성전을 벌이는 모습은 RTS게임(Real-time strategy game, 실시간전략 게임)과 비슷하며, 쏟아지는 NPC를 사냥하는 모습은 비뎀업게임(beat’em up game, 다수를 상대하는 액션 게임)이나 TPS게임(Third-person shooters, 3인칭 슈팅게임)과 비슷하다. 여러 장르가 복합적으로 얽힌 이 게임은 현재 전세계 게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바로 라이엇게임즈가 출시한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이다.

LOL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비슷한 방식의 다른 게임들도 잇따라 조명을 받고 있다. ‘카오스 온라인(Chaos online)’, ‘아발론 온라인(Avalon online)’ ‘싸이퍼즈’ 등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며 ‘히어로즈 오브 뉴어스(Heroes of Newerth, HON)’, ‘블리자드 도타(blizzzrd DOTA)’ 등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이렇게 단기간에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지면서 게임 장르를 명확히 규명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게임 개발사마다 제각기 다른 명칭을 내세우는 바람에 통일이 쉽지 않다. 혹자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게임, 혹자는 액션RTS게임, 혹자는 AOS게임이라고 부른다. 여기서는 편의상 국내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AOS게임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원래 AOS는 RTS게임 ‘스타크래프트’의 모드 게임(유즈맵) 중 하나인 ‘AOS(Aeon of Strife)’에서 따왔다. 초창기 AOS는 4개의 좁고 긴 통로 모양을 띤 맵에서 동맹을 맺은 4명의 사용자가 각각 하나씩의 ‘영웅’을 조종해서 밀려오는 몬스터들을 막아내는 게임이었다. 사용자들도 몬스터를 생산할 수는 있지만 이 몬스터를 조종할 수는 없으며, 몬스터의 능력도 적들보다는 약하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로 얼마나 오래 버티는가를 겨루는 게임으로, 아군의 핵심 건물이 파괴되거나 4명의 영웅이 모두 전사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이후 AOS의 두번째 버전에서는 4명의 사용자가 2명씩 팀을 나누어 대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AOS게임의 근간이 되었다.

이후 RTS게임 ‘워크래프트3’의 모드 게임에서도 AOS에 영향을 받은 게임이 등장했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도타(Defence of the Ancients, DotA)’다. ‘Eul’이라는 사용자가 만든 이 게임은 블리자드 모드 게임 사상 가장 인기있는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도타는 다양한 사용자에 의해 여러 수정 버전으로 분화했는데, 이 중 2004년 ‘Meian’과 ‘Ragn0r’이라는 사용자가 내놓은 ‘도타 올스타즈(DotA Allstars)’는 도타 시리즈 중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다.

하지만 저작권 논란이 일어나며 도타 올스타즈 개발자들이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했고, 이로써 도타 올스타즈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Guinsoo’라는 사용자가 원제작자의 허락을 얻고 후속 버전을 내놓으며 도타 올스타즈의 명맥을 이었다. 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Guinsoo는 ‘IceFrog’라는 사용자에게 제작을 넘기고 도타 올스타즈에서 손을 뗀다. 도타 올스타즈의 태생상 모든 권한은 워크래프트3 개발사인 블리자드에 있었고, 제작자는 아무런 이득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외국에서 도타 올스타즈가 인기를 끌었다면, 한국에서는 ‘도타 카오스’가 인기를 끌었다. ‘초고수’라는 사용자가 만든 도타 카오스는 국내 사용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지만, 도타의 해킹버전이라는 비아냥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사실상 게임의 핵심이 되는 부분은 원작인 도타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도타 카오스 제작자는 맵을 좌우로 반전시키고 ‘카오스’로 이름을 바꾼 후속 버전을 공개하게 된다. 이후 카오스는 원작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독창적인 요소를 갖추게 되었으며, ‘카오스 온라인’이라는 별도의 게임으로 개발되기에 이른다.

한편 Guinsoo는 도타 올스타즈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다. 이것이 LOL이다. IceFrog 또한 게임개발사 밸브에 입사한 후 ‘도타2’ 개발에 들어갔다. 이에 블리자드와 밸브간에 상표권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블리자드 역시 도타에서 영감을 받은 블리자드 도타를 개발중이었기 때문이다.

AOS게임의 역사가 짧은 탓인지 대부분의 인기 AOS게임은 서로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원조 AOS는 도타에 영감을 주었고, 도타는 도타 올스타즈와 도타 카오스를 낳았다. 이어서 도타 올스타즈는 LOL과 도타2, 블리자드 도타로 분화됐고, 도타 카오스는 카오스와 카오스 온라인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거대한 대가족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재 LOL은 스타크래프트에 이어 차세대 e스포츠 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사용자층이 두꺼울 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 모두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AOS게임이 장기간 고착화됐던 e스포츠 시장에 어떤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