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英 임피리얼칼리지 교수 “교수 평가 통과땐 年 1억여원 연구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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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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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세계적 권위

물리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임피리얼칼리지에서 광학과 양자이론 연구를 이끌고 있는 김명식 교수.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물리학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임피리얼칼리지에서 광학과 양자이론 연구를 이끌고 있는 김명식 교수.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광섬유, 홀로그램.

‘영국의 MIT’로 불리는 영국 임피리얼칼리지가 처음 만들어낸 것들이다. 임피리얼칼리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스위스 연방공대와 함께 유럽 물리 연구의 ‘트로이카’로 꼽힌다. 특히 광학 연구 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연구자 100여 명 중 광학 연구에만 15명이 포진해 있고 연간 연구비는 100억 원에 이른다.

이 연구 그룹을 이끄는 수장은 다름 아닌 한국인 김명식 교수(50)다. 김 교수는 1990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0년 영국 퀸스대를 거쳐 2009년 임피리얼칼리지 교수로 발탁됐다.

학계에서의 ‘인지도’에 비해 국내 언론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김 교수를 19일 서울에서 만났다. 많지 않은 동양인 교수가 중요한 보직을 맡은 데 대해 김 교수는 “그간의 연구 업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정보서비스 회사인 톰슨로이터가 선정한 세계 20대 양자 컴퓨터 연구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양자동역학센터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는 전 세계 양자 컴퓨터 연구자 1만2269명 가운데 현재 랭킹 14위에 올라 있다. 지금까지 펴낸 논문 58편과 논문 인용횟수 1054회로 산출한 결과다.

“영국 대학에서는 교수 평가가 7년에 한 번씩 이뤄집니다. 7년 동안 자신의 연구 성과 중 가장 자신 있는 논문 4편을 제출해 심사를 받으면 됩니다.”

심사를 통과하면 1인당 연간 최대 7만 파운드(약 1억3000만 원)에 이르는 연구비를 정부에서 받는다.

김 교수는 “심사 논문을 4편으로 제한한 건 논문의 양보다 질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라며 “연구자들이 불필요한 다작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론 물리학자이면서도 경영학 석사학위가 있다. 이 때문에 퀸스대에서는 금융수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변수가 나타내는 의미가 다를 뿐 금융이론에서 사용하는 방정식은 물리학에서 사용하는 방정식과 원칙적으로 같다”고 설명했다. 옵션의 가격을 결정하는 ‘블랙-숄스(Black-Scholes)’ 방정식도 물리학에서 열확산 속도를 계산하는 방정식을 차용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10여 년 전과 비교해 한국 연구자들의 수준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양자 컴퓨터를 포함한 양자 이론 연구는 물리학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광섬유#홀로그램#임피리얼칼리지#김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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