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 첨가 ‘핑크 슬라임 쇠고기’… 美 학교급식에서 사실상 퇴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학부모 단체 “공급중단” 압력

당국, 학교에 선택권 주기로

미국 정부는 올가을부터 학교 급식에 ‘핑크 슬라임(Pink Slime)’ 쇠고기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미 농무부는 15일 “가을 학기부터 급식을 실시하는 공립학교들은 핑크 슬라임이 첨가된 쇠고기와 그렇지 않은 쇠고기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무부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미국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핑크 슬라임 쇠고기의 인체 유해 논란에 따른 것이다.

핑크 슬라임은 부위별로 살을 발라내고 남은 쇠고기를 다시 모아 사용하기 위해 분홍색 점액 성분의 암모니아 화학물을 첨가하는 방식이다. 암모니아 처리된 쇠고기는 박테리아 증식을 막을 수 있으며 주로 햄버거용 간 쇠고기로 재가공된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간 쇠고기의 50∼70%는 핑크 슬라임이 첨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영상] 맛좋은 치즈버거 ‘출생의 비밀’은?

농무부와 미 식품의약국(FDA)은 핑크 슬라임이 첨가된 쇠고기가 안전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학부모 단체들은 간, 폐, 호흡기관 등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암모니아가 쇠고기에 첨가되는 것에 반발하며 학교 급식에서 핑크 슬라임 쇠고기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운동을 벌여왔다. 이달 초부터 핑크 슬라임 퇴출 온라인 청원운동이 본격화되면서 22만5000명이 서명했다. 특히 학부모들은 맥도널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핑크 슬라임 쇠고기의 인체 유해 가능성을 인정하며 사용 중단을 선언했는데 학교 급식에 계속 핑크 슬라임 쇠고기를 사용하는 것에 반발하며 농무부에 공급 중단 압력을 넣어왔다. 농무부는 연 5만 t의 쇠고기를 학교 급식 프로그램(NSLP)에 공급하고 있다.

농무부는 “암모니아 처리된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학부모들의 염려를 덜기 위해 학교에 쇠고기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