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울해” 자살률 낮추는 주위도움 적극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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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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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살률 9년새 2.4배↑… 30일부터 ‘우울ZERO 행복터치’ 캠페인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 특히 서울은 가파른 속도로 자살자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자살한 사람은 2000년보다 2.4배 늘었다. 서울에서는 약 2.9배 늘었다. 서울의 자살률은 다른 선진국 대도시에 비해 높은 편.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뉴욕(5.5명) 런던(9명) 홍콩(15.2명) 도쿄(23명)보다 많다. 서울시는 자살을 줄이고 이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30일부터 ‘우울ZERO! 행복터치!’ 캠페인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연다.》

서울시민 10명 중 2명은 스스로 우울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열린 우울증 예방 캠페인에서 대학생들이 가두행진과 프리허그 등 행사를 열며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제공
서울시민 10명 중 2명은 스스로 우울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열린 우울증 예방 캠페인에서 대학생들이 가두행진과 프리허그 등 행사를 열며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제공
○ 행복지수 꼴찌인 나라

OECD 2010년 보고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자살률은 밀접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 대신 주관적 행복지수가 낮을수록 국가의 자살률은 높았다.

OECD 조사에서 한국은 행복지수가 꼴찌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조사한 국민의 행복지수는 평균 68점이었다. 오병훈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특히 노인에게서 주관적 행복지수가 낮게 나타난다.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도 조사에서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정신건강과 관련한 문제를 질병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88∼90%로 매우 높았다. 응답자 중 23.2%가 스스로 우울증 성향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우울증 성향자 중 31.5%만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대부분 친구(49.3%), 가족 또는 친지(24.7%)였다. 우울증을 보이면서도 전문병원이나 전문의원(6.8%)을 찾은 경우는 매우 적었다. 이명수 서울시정신보건센터장은 “우울증을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면서 “신체질환이 있을 때 병원에서 치료를 받듯이 우울증도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채정호 가톨릭대 정신과 교수는 “노년기 행복을 위해서는 젊었을 때 7가지 행동지침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연, 절주,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교육, 건강한 가정생활, 긍정적 행동방식이다. 채 교수는 “7가지 중 4가지가 건강에 관련된 내용인 만큼 건강한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자살 예방에 도움 되는 공공기관


전문지식이 없으면 자살이나 우울증과 관련해 도움을 주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가 무료로 상담해주는 공공기관이 좋다. 자기 문제를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고,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안내도 해준다.

24시간 상담 가능한 1577-0199와 지역번호를 누르면 광역 또는 지역 정신보건센터에서 상담할 수 있다. 전문가가 의료기관에 대해 설명한다. 저소득층이 치료비를 지원받는 방법도 알려준다.

생명의 전화(1588-9191) 한국자살예방협회(www.suicideprevention.or.kr) 서울시정신보건센터(www.blutouch.net)에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24시간 핫라인의 상담건수는 지난해 2만여 건. 2005년부터 누적건수가 5만건을 돌파했다. 여성 이용자(55.7%)가 남성(43.9%)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31.4%)가 가장 많이 이용했다.

이명수 센터장은 “남성의 자살사망률이 여성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성의 핫라인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60대 이상 노년층 이용률도 전체의 2.9% 수준이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16개 시도 중 처음으로 올 1월 자살예방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자살예방위원회를 만들었다. 정신과 전문의, 보건의료 전문가, 경찰과 119 등 행정기관, 사회문화계, 방송언론,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정관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은 “자살 예방과 정신 건강에 대한 시민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인 우울증 관리, 경찰 및 119 협력을 통한 응급대응체계 마련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자살을 앞둔 사람의 징후::

1. 죽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2. 사후세계를 동경하는 말을 한다.
3. 자기 비하적인 말을 한다.
4. 감정과 관련된 신체적 불편함을 호소한다.
5. 식사와 수면 상태가 변화한다.
6. 주변을 정리하며 소중한 물건을 나누어준다.
7. 자살도구를 감춘다.
8. 자살사이트를 검색한다.
9. 매사에 무기력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한다.
10. 절망감을 표현하거나 열등감에 사로잡힌다.
11. 외모관리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다.
12.불안정하고 우울하던 사람이 갑자기 평화스럽게 보이거나 즐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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