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로도 전기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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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김상우 연구팀, 진동에너지 전환 성공

○ 나노 기술로 세계 첫 성공

저우싱츠(周星馳)의 액션영화 ‘쿵푸허슬’에는 소리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사자후’ 권법이 등장한다. 이처럼 상상 속에서나 주목받던 소리의 힘을 전기로 바꾸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박영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과 김상우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소리의 진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휴대전화로 수다를 떨수록 배터리가 충전되는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리는 압력이나 진동을 가하면 전류가 발생하는 ‘압전(壓電) 효과’다. 연구팀은 1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굵기의 아주 가느다란 나노선(nanowire) 다발을 두 개의 기판 사이에 수직으로 배열했다. 소리의 진동에너지가 한쪽 기판에 자극을 주면, 나노선이 압력을 받아 전류가 흐르도록 설계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기차가 지나가는 소음 크기인 100dB 크기로 0.05V 내외의 전압을 내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는 “세계 최초로 나노 기술을 적용해 소리를 전기에너지로 바꾼 것”이라며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고속도로 방음벽에 설치할 경우 차량 소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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