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 ‘오퍼튜너티’ 만세!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1일 12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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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탐사선 '오퍼튜너티'호가 20일 마침내 '바이킹1호'를 제치고 최장 화성표면 탐사 기록을 세웠다.

1976년 화성에 내린 바이킹 1호는 먼지폭풍과 혹독한 겨울을 겪으면서도 6년 116일간 활동하다 작동을 멈췄는데, 2004년 착륙한 '오퍼튜너티'는 20일로 이 기록을 넘어선 후 여전히 멈출 기색이 없다.

더구나 '바이킹 1'은 한 지점에 정지한 채 과학실험을 했으나, 태양 에너지로 구동되는 바퀴가 6개 달린 '오퍼튜너티'는 분화구들도 들어가 보고 가는 길에 바위 성분도 자세히 조사하는 등 계속 움직이고 있다.

골프 카트 크기의 '오퍼튜너티'는 원래 3개월 생존토록 설계됐지만, 지금까지 주행계로 12마일을 기록하면서 화성 최대의 충돌 분화구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분화구 도착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오퍼튜너티가 활동하고 있는 화성 남반구는 겨울이어서 오퍼튜너티는 기동과 배터리 충전을 위한 휴식을 번갈아 하고 있다.

바이킹 탐사계획에 참여했던 워싱턴대 연구원 레이 아비즌은 오퍼튜너티의 활약에 대해 "내 생애 이런 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경외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화성에 봄이 오면 오퍼튜너티가 최장 화성표면 탐사 기록을 쌍둥이 형제인 '스피릿'에게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스피릿은 오퍼튜너티보다 21일 앞서 화성에 착륙했기 때문에 살아있다면 이미 4월 29일 바이킹 1호의 기록을 넘어선 셈인데 스피릿의 생사가 불투명하다.

현재 스피릿은 모래에 갇힌 채 3월 하순 이래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NASA측은 화성에서 겨울철 태양 고도가 너무 낮아 태양전지판으로 에너지를 모으기 어려워 스피릿이 동면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스피릿'이 다시 신호를 보내올지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신호가 오면 '스피릿'이 얼어 죽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화성탐사선 책임자인 코넬대의 스티브 스콰이어스는 "스피릿이 살아있고 잘 있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최장 탐사기록 보유자라는 증명은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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