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이성진 교수의 아이러브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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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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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택트렌즈, 다빈치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최근 콘택트렌즈는 시력교정 외에 미용과 패션까지 주도한다. 실리콘 아크릴과 같은 재질을 사용해 부드러운 착용감을 주고 있다.

눈 건강을 위해서는 산소 투과율이 좋은 하드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좋지만 착용감이 조금 불편하다. 그러나 유리 렌즈가 있던 시절을 생각한다면 참을 만 하다.

콘택트렌즈 역사는 15세기로 거슬러 간다. 이탈리아의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물이 들어있는 그릇에 머리를 넣으면 각막의 굴절력이 변한다’는 실험에 기초해 몇 가지 콘택트렌즈를 고안했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액체로 가득 찬 유리관을 직접 각막에 대는 방법을 생각했다. 19세기 영국의 과학자 토머스 영은 물이 차 있는 ‘눈 컵’을 만들어 눈앞에 대고 렌즈 역할을 하게 했다.

이같이 시대를 앞서간 생각들은 유리 세공기술자에게 영향을 미쳤다. 1887년 독일의 세공기술자 뮐러와 두 아들 안톤, 카를은 유리를 불어서 의안을 만들었다.

이것을 처음 착용한 사람은 암으로 눈꺼풀에 부분적인 결손이 생긴 환자였다. 이 렌즈는 각막이 마르는 것을 막아 실명을 방지할 수 있었다.

1888년부터 스위스 의사 피크는 눈에 착용 가능한 유리 콘택트렌즈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토끼와 시체의 눈에 착용시킨 뒤 곧 자신의 눈에 시도했다. 이 후 친구와 6명의 지원자들을 설득하여 착용시켰다. 당시 독일의 렌즈 제작기술자인 카를 차이스가 도움을 줬는데, 이 렌즈는 직경이 21mm에 달했고 무거워서 짧은 기간만 착용할 수 있었다. 또 렌즈를 각막에 붙이기 위해 눈에 포도당 용액을 넣어야 했다.

1922년에 의안 제조기술자의 아들이었던 독일 의사 뮐러벨트가 유리를 부는 기술과 가는 기술을 접목하여 6시간 착용이 가능한 렌즈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콘택트렌즈가 발전했다.

이렇게 188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약 50년 동안 안경 대신에 렌즈를 이용하여 근시를 교정하려고 한 의사들은 유리세공의 기술을 배워 직접 유리를 불었다.

마치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음악이나 연극에 몰입하던 모습과 비슷하다. 요즘 의사는 일반인들에게 그들만의 성채 속에 숨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 벽을 허물어야 할 때이다. 질병과 싸우는 의사의 모습이 꼭 흰 가운을 입은 근엄한 모습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환자를 위해 가운을 벗고 기꺼이 유리를 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성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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