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뭡니까? 누구나 만들수 있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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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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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만화 ‘로봇키드 지오’ 내달 1일 출시… 김충원-오상록-김경근 3人의 제작 이야기

김충원 교수, 오상록 본부장, 김경근 대표(왼쪽부터)가 한자리에 모여 다음 달 1일 나오는 로봇과학만화 ‘로봇키드 지오’를 보고 있다. 세 사람은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이며 이 만화를 본 누구나 로봇 제작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충원 교수, 오상록 본부장, 김경근 대표(왼쪽부터)가 한자리에 모여 다음 달 1일 나오는 로봇과학만화 ‘로봇키드 지오’를 보고 있다. 세 사람은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이며 이 만화를 본 누구나 로봇 제작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형님, 로봇이 뭡니까?”(김충원 명지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과 교수)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지.”(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로봇시스템본부장) 2년 전 미술교육과 로봇공학의 두 거장은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두 사람의 대화가 다음 달 1일 과학만화 ‘로봇키드 지오’로 탄생한다. 김경근 한호기술 대표의 기획을 통해서다. 15권 분량의 이 작품은 일단 1∼3권부터 먼저 나온다. 27일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작품의 탄생 비화를 들려줬다.》
15권 분량 일단 1~3권 나와
구동원리-센서 順얘기 풀어
중요 부품 해부 5권서 등장

실제 전개도-모형 만들어
직접 시험한 후 그리기도
청소년들 자신감 키웠으면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

▽김경근 대표=5년 전부터 김 교수와 로봇 만화를 만들자고 얘기했어요. 2년 전 오 본부장이 합류하며 시작됐죠. 매주 수요일 저녁에 모여 스토리와 그림체를 논의했어요.

▽오상록 본부장=지루하지 않은 ‘로봇 교과서’를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말로 하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달랐어요. 김 대표가 “김충원 교수와 함께 만화로 표현해 보자”고 해서 합류했죠.

▽김충원 교수=처음에는 로봇만화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랐어요.

▽김 대표=로봇산업에 22년 동안 몸을 담고 있었던 저는 로봇을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현실을 반영한 진지한 만화를 만들고 싶었죠.

▽김 교수=공상과학(SF)이 아니라 실제 로봇을 그리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아무리 유익해도 재미가 있어야 읽지 않겠어요. ‘로봇은 아무나 하는 것’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오 본부장=독자가 ‘누구나 로봇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하자는 김 교수의 얘기에 설득당했죠. 로봇 교과서의 진정한 목표니까요.

○“로봇 이해는 구동 원리-센서-프로그래밍 순”

‘로봇키드 지오’의 한 장면. 주요 등장인물인 한 소년이 로봇에 들어갈 부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한호기술
‘로봇키드 지오’의 한 장면. 주요 등장인물인 한 소년이 로봇에 들어갈 부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 사진 제공 한호기술
▽김 교수=가장 기준이 된 게 오 본부장이 얘기한 ‘로봇은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란 말이었어요. 그 말에 전체 스토리의 흐름이 잡혔죠.

▽오 본부장=로봇을 잘 만들었다는 말은 로봇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했다는 의미예요. 움직이려면 배터리나 모터가, 느끼려면 센서가, 생각하려면 컴퓨터 프로그램이 필요하죠. 얘기를 풀어나가는 순서도 그렇게 정해졌어요.

▽김 대표=덕분에 로봇 얘기는 3권 말미나 돼야 등장해요. 오죽하면 만화 속 로봇키드들도 ‘로봇 캠프에 왔는데 바퀴나 동력원에 대한 과제만 주어진다’고 하겠습니까.

▽오 본부장=그래도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기본 부품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습니다. 움직임에 관여하는 마찰력이나 관성 같은 물리 법칙도 마찬가지예요.

▽김 대표=만화에 등장하는 과제물마다 김 교수가 직접 전개도를 그리고 실제 모형을 만들어 시험까지 한 뒤 그렸어요. 10권부터 등장할 로봇게임장인 ‘로봇크래프트’는 회사 사무실에 실제 크기로 만들었어요.

○“로봇에 대한 경외감 없애야”

▽오 본부장=사실 만화로 쉽게 풀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한눈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다시 집중해서 읽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김 대표=재미있는 책은 자꾸 읽어요.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기술적인 내용도 충분히 담아야 합니다. 5권부터는 중요 부품을 해부하는 ‘서브노트’도 넣을 계획이에요.

▽오 본부장=‘서브노트’는 이 만화의 참고서예요. 부품의 원리를 그림으로만 설명합니다. 서브노트만 봐도 로봇의 중요 부품을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김 교수=그렇다고 만화가 기술 중심으로만 흐르지는 않아요.

▽오 본부장=맞아요. 로봇에 필요한 기술을 현실로 만드는 ‘생각의 방법’을 독자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생각의 방법은 어린 시절부터 익혀야 하거든요.

▽김 교수=그것이 바로 창의력이에요.

▽오 본부장=창의력을 갖추면 새로운 로봇을 보더라도 어떤 기술이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있어요. 로봇에 대한 경외감이 사라지는 것이죠. 로봇을 쉽게 볼 수 있다면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요.

▽김 대표=김 교수가 쓴 책을 보고 미술가가 됐다는 사람도 있고, 오 본부장의 강의를 듣고 과학자가 됐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20∼30년 뒤에 로봇키드 지오를 읽고 로봇을 만들게 됐다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김 교수, 오 본부장=저희가 원하는 것도 그거예요.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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