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아이폰? 손가락은 괴롭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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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날씨엔 혈액순환 안돼
손목-근육 마비나 통증 유발
“양손 번갈아 사용하면 예방”

직장인 김대경 씨(35)는 최근 ‘아이폰 삼매경’에 빠졌다. 김 씨는 하루 평균 3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시간에 아이폰을 붙잡고 사용법 따라잡기에 나섰다. 그러다 최근 며칠 동안 손목이 저릿한 느낌을 받았다.

스마트폰 때문에 손가락은 괴롭다. 문자메시지를 많이 쓰는 신세대를 일컫는 ‘엄지족’처럼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검지족’이 나올 만하다.

장시간 손가락이나 손목을 사용하면 다양한 손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건초염,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이 대표적. 무리하게 손가락이나 손을 사용하면 걸리기 쉽다.

박승준 힘찬병원 특수클리닉 소장은 “추운 날씨엔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다른 계절보다 증세가 더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며 “한쪽 손만 장시간 쓰는 것보다 양손에 분산해 쓰고 손에 무리가 갔다고 느껴지면 즉시 쉬는 게 좋다”고 말했다.

○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방아쇠수지’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으로 한 가지 동작을 반복했을 때 손가락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이 붓거나 혹이 생겨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는 질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같이 손가락에서 ‘딸깍’ 하는 소리가 나서 붙여진 이름이다. 초기엔 냉찜질이나 소염진통제로 치료한다. 증상이 심해 손가락을 펴기 힘들면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를 맞는다.

○ 손목의 신경이 눌리는 ‘손목터널증후군’

손목터널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된 작은 통로이다. 이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손목의 신경이 눌린다.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모든 손가락이 저리고, 감각이 떨어지며, 심하면 손을 움직이기도 어렵다. 초기엔 손이 저리는 정도지만 심하면 근육이 손상돼 손을 제대로 놀릴 수 없다. 초기엔 약물이나 부목, 손목주사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저림증이 심해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가 되면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 근육과 인대에 통증 ‘건초염’

손가락이나 손을 과도하게 사용했을 경우 근육이나 인대에 스트레스가 가해져 통증이나 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을 과(過)사용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근육과 인대에 피가 나고 부어올라 염증이 생기는 건초염으로 발전한다. 초기엔 휴식과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괜찮아진다. 인대에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이 뭉친 상태로 오랫동안 있으면 만성 통증을 동반한다. 손가락 사용을 자제하고 약을 복용하거나 물리치료를 해야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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