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硏-교과부 ‘철저 점검’ 아쉬움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발사 검증안된 모델인데 러 의견만 계속 따라가
전문가 “좀더 신중했어야”

20일 오전 나로호 발사 중단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의 브리핑에서는 ‘다음 발사 날짜’가 관심사였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중현 제2차관과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가능하다면 26일 이내로 하겠다”고 했지만 두 번째 발사 시도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이런 점에서 비록 결과론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러시아 측의 연기 요청이 두 번이나 있었을 때 좀 더 여유 있게 발사 날짜를 정해 철저하게 점검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7월 15일 러시아는 1단 엔진 점화 후 엔진이 정상 가동되는지, 연료공급은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시험 결과를 측정하는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발생했다며 7월 30일인 발사 날짜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보름가량 뒤인 8월 1일 러시아 쪽에서 우리 정부에 “문제없다”고 통보함에 따라 발사 일정은 당초 예정날짜보다 12일 뒤인 8월 11일로 정해졌다.

한 관계자는 “연구원 내부에서도 발사 날짜를 더 늦추자는 의견이 일부 나왔으나 러시아 쪽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니 강행하자는 의견이 우세해 결국 8월 11일로 잡혔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로호 1단 로켓은 러시아에서도 아직 한 번도 발사하지 않은 신형 모델을 일부 변형한 것으로 사실상 어느 곳에서도 발사가 검증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8월 11일 발사를 일주일 앞둔 4일 다시 러시아 측에서 “이번에는 엔진 테스트 시험에서 비정상적인 실험값이 나왔다”며 2차 연기를 통보해왔다. 발사 날짜는 다시 8일 뒤인 19일로 연기됐다.

한 우주 전문가는 “발사 성패를 좌우할 핵심부분인 1단 로켓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했는데 좀 더 충분한 검토 후에 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발사될 1단 로켓은 한국에 있고 러시아에서 동일한 모델의 로켓을 실험한 결과가 제대로 나오기만 기다려 문제없다고 하자 발사 결정을 내린 과정에 성급함은 없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전했다.나로우주센터(고흥)=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