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 연기

  • 입력 2009년 8월 4일 11시 46분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발사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영문도 정확히 모른 채 일정을 연기해야 하는 모양새여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일 "러시아 측으로부터 나로호 1단 엔진의 연소시험이 지난달 30일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시험 결과를 상세하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간을 두고 명확히 해야 할 '기술적 이슈'가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나로호 1단 로켓을 개발해온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이 같은 내용의 팩스를 3일 저녁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 11일로 예정된 나로호 발사 일정의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30일에서 이달 11일로 미뤄진 데 이어 한 차례 더 발사가 미뤄진 셈이다.

흐루니체프사가 밝힌 기술적 이슈가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교과부 유국희 우주개발과장은 "러시아에서 받은 팩스 내용은 기술적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전부"라며 "흐루니체프 측과 연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기술적 이슈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지불하면서 1단 엔진을 사오고도 발사 일정을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술적 이슈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나로호 발사도 얼마나 미뤄질지 가늠하기 어렵다. 발사 예비기한인 18일 안에 발사되지 못할 경우 태풍 등 기상 조건에 대한 고려로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교과부 이상목 과학기술정책실장은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로선 알 수 없으며 러시아 측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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