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 ‘후폭풍’…“연명치료 중단 가능한가” 문의 쏟아져

  • 입력 2009년 6월 25일 02시 56분


경제부담 피하려 요구 급증땐 혼란 우려

김 할머니의 존엄사 시행을 계기로 존엄사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명 경시 풍조와 의료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병원마다 존엄사 시행을 계기로 연명치료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들이 증가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현재 5명의 말기암 환자가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표시하는 ‘사전의료지시서’를 직접 작성해 병원에 제출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존엄사 시행이 알려지면서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연명치료 등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본다”며 “말기암 환자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말기 환자에 대해서도 ‘사전의료지시서’를 확장해 적용할 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도 환자들의 문의가 늘어남에 따라 존엄사 가이드라인이나 연명치료에 관한 세부 지침을 만들고 있다.

환자나 가족들이 치료비 부담을 의식해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하는 일도 빈번해졌다.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일부 환자들이 연명치료 중단 기준에 해당되지도 않는데 마치 존엄사가 권리인 양 ‘연명치료를 중단해 달라’고 강요하고 의사가 안 해주면 ‘그럼 비싼 치료비를 병원에서 대줄 것이냐’는 식으로 따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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