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사각턱, 네모 얼굴, 큰 얼굴의 차이 아세요?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사각턱 사람마다 원인 달라, 각만 자른다고 해결 안 돼… 대한성형외과학회 2009년 춘계학술대회 발표

《“사각 턱, 네모 얼굴, 큰 얼굴…. 흔히 서로 같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원인, 진단, 치료 모두 다릅니다.”

안면윤곽전문 서울 프로필 성형외과 정지혁 원장이 8일 제66차 대한성형외과학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발표한 내용의 골자다. 하지만 좀 생소하다. 사각 턱이 네모얼굴이고, 네모얼굴이 큰 얼굴 아닐까?

정 원장에 따르면 얼굴이 사각으로 보이거나 커 보이는 원인은 △정면 아래턱의 전체 넓이가 넓거나 △얼굴 전체비율에서 인중∼턱 끝의 길이가 길거나 △턱의 옆 각의 기울기가 작거나 △아래턱의 길이가 짧은 것 등 네 가지다. 원인에 따라서 치료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스스로 사각 턱 혹은 네모 얼굴이란 생각을 한다면, 그래서 수술하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서울대 의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 외래교수를 겸하고 있는 정 원장에게 주의사항을 알아보자. 》

○ 박경림과 김희선의 얼굴형이 다른 이유?

얼굴형은 대부분 턱의 기울기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사각 턱’이라고 볼 수 있는 턱의 각은 거의 90도에 가깝다. 반면 달걀형 얼굴인 사람들은 각이 넓게 벌어져 140도에 가까워 각이 덜 져 보인다. 수술해서 턱을 깍지 않는 이상 턱에 각이 없는 사람은 없다. 각이 없으면 오히려 얼굴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다만 턱의 각이 넓고 좁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대표적으로 박경림과 김희선의 얼굴형을 살펴보자. 박경림의 옆선 턱은 90도에 가깝게 누워있는 반면 김희선은 옆 턱이 사선으로 누워있다. 턱 선의 기울기에 따라 얼굴형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인에 따라 턱의 각만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턱뼈 전체를 옮겨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아래턱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은 뼈와 근육, 지방 등 세 가지. 근육이 두꺼울 때에는 보톡스로 근육만 마비시켜도 얼굴이 작아 보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턱을 깎지 않고 뼈의 두께만 줄여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얼굴이 네모나 보인다고 무조건 각진 뼈를 자르는 수술을 해서는 안 된다.

○ 큰 얼굴 작게 만들고 싶다면?

“사각 턱 수술하면 얼굴 작아져요?”

안면윤곽 수술을 원하는 환자들이 주로 하는 오해다.

정 원장은 “안면윤곽 수술로 큰 얼굴을 작게 만들 순 없다”며 “과도하게 성장한 뼈나 근육을 절제해 얼굴을 갸름하게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크기 자체는 줄일 수 없다는 말이다.

정 원장이 학회 발표를 위해 안면윤곽 수술 환자들의 요구를 분석한 결과 그들의 바람도 이 오해와 비슷한 네 가지로 축약됐다.

첫째, 심하게 돌출된 귀밑 턱의 각을 줄이고 싶다. 둘째, 큰 얼굴을 작게 만들고 싶다. 셋째, 강한 인상에서 부드럽고 여성스런 이미지로 변하고 싶다. 넷째, 정면 모습이 네모나 보이는 사람들은 정면에서 갸름한 얼굴을 갖고 싶다는 것. 문제는 이들의 요구가 모두 사각 턱 수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좀 더 정확한 진단과 그에 적합한 수술법이 필요하다.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얼굴 폭이 넓고 머리 앞 통수와 뒤통수의 둘레가 작은 편이다. 반면 서양인은 얼굴 폭이 좁고 머리 앞 통수와 뒤통수의 둘레가 크다. 폭이 넓기 때문에 똑같이 뼈가 각이 져도 서양인보다 동양인의 얼굴이 더 넓어 보인다.

턱을 깎고 근육을 절제하는 수술을 한 후 얼굴이 작아 보이는 것은 실제로 얼굴이 작아진 것이 아니라 얼굴이 갸름해지면서 생긴 착시효과다. 착시 효과를 잘 유도하려면 뼈를 깎기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 개인에게 잘 맞는 수술법과 뼈의 절제 정도 등을 전문가가 정확히 설계해야 한다. 의사의 심미적 관점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환자의 요구가 가장 잘 반영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 정확한 진단, 치료가 갸름한 얼굴 만든다

‘갸름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보기 좋게 가늘고 긴 듯하다’이다. 갸름한 유명 여배우들의 얼굴을 보면 얼굴의 상·중·하안의 비율이 적당히 나눠져 있다. 턱 끝도 짧지도 길지도 않고 적당하다.

사각 턱이나 네모 얼굴로 보이는 이들 중 실제 턱이 크게 각지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정면의 아래턱이 제대로 자라지 않아 사각 턱처럼 보이는 것. 얼굴의 비율이 맞지 않다는 의미다.

이 경우 잘못된 수술을 받아 턱의 각을 절제하면 얼굴은 더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앞턱에 보형물을 넣어 정면 턱의 길이를 늘려줘야 자연스럽고 갸름한 얼굴형이 완성된다는 것이 정 원장의 말이다.

이런 증상에 대한 오해는 비단 사각 턱, 네모 얼굴, 큰 얼굴만이 아니다. 주걱턱과 돌출 입, 무턱 등의 증상도 일반인들의 오해가 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정 원장은 “증상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지식이 불만족스러운 수술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