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 代잇기 성공할까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비아그라’로도 효과 없었는데…

비아그라 투여로도 소용없었던 백두산 호랑이 번식이 다시 추진된다.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에서 생활하던 여덟 살 난 백두산 수컷호랑이 두만(사진)이는 7일 경기 과천시 서울동물원(옛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거처를 옮겨 새 신부를 맞이할 예정이다. 두만이는 2005년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기증한 한 쌍 가운데 한 마리로, 2006년 3월 암컷 압록이가 교미 성사 전에 세균성 신장염으로 죽게 되자 독수공방해 왔다.

수목원은 두만이와 압록이 도입 이전인 1994년 토종 자원 확보를 위해 중국으로부터 천지, 백두 등 암수 한 쌍을 기증받아 국내 번식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 으르렁댈 뿐 교미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수목원 관계자들을 애태웠다. 고심 끝에 2002년부터 수컷 백두에게 한 번에 비아그라 세 알을 투여해 교미를 시도했고, 다른 호랑이의 교미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틀어주기도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수목원 측은 각각 1991년, 1990년생인 천지와 백두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영양제를 공급해가며 기대를 했으나 암컷 천지가 가임기마저 넘겨 번식이 어렵게 됐다.

호랑이 증식을 추진하던 국립수목원은 2005년부터 압록이와 두만이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압록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수목원은 고심 끝에 두만이를 2년 동안 서울동물원으로 보내기로 했다. 서울동물원에는 가임기의 암컷 호랑이 11마리가 생활하고 있다.

두만이는 7일 오후 1시 마취주사를 맞고 서울동물원으로 옮겨진 뒤 11마리와 개별 선을 본 뒤 가장 잘 맞는 암컷과 교미를 시도하게 된다. 국립수목원 김용하 원장은 “백두산 호랑이의 증식을 위해 서울동물원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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