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失明’ 녹내장 정상안압도 안심 못해요

  • 입력 2009년 3월 9일 02시 57분


12일 ‘세계 녹내장의 날’ 예방-치료 어떻게 하나

《소리 없이 실명을 부르는 녹내장.

국내에는 60여만 명의 녹내장 환자가 있다.

녹내장은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없어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못 보게 된다.

안압이 정상이거나 젊은 사람에서도 녹내장이 점차 늘고 있다.

12일 ‘세계 녹내장의 날’을 맞아 녹내장 건강법에 대해 알아봤다.》

피로감-눈속 이물감 느껴지면 바로 검진을

안압 높이는 넥타이 복장-과도한 운동 금물

○ 서서히 진행된다

한국녹내장학회에 따르면 2007∼2008년 40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녹내장 환자의 66.3%가 정상안압 녹내장으로 나타났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에서도 시신경이 손상되거나 시신경 부위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때 생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 초기에는 시야가 좁아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느끼게 되고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 측정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 병의 진행이 서서히 일어나고 말기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문정일 한국녹내장학회 회장(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은 “녹내장을 초기에 진단해 평생 적절히 치료하면 실명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면서 “40대 이후 매년 정기검진을 받고 가족력이 있을 때는 좀 더 일찍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젊은층에도 늘어난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조사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0년 1만373명에서 2007년 1만4514명으로 50% 이상 늘었다. 20, 30대 환자는 2231명에서 4509명으로 100% 이상 증가했다.

손용호 김안과병원 안과 교수는 20, 30대 녹내장 환자가 급증한 것에 대해 △젊은층에서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혈관질환과 고도근시가 늘고 있으며 △2002∼2003년 20, 30대 직장인이 받는 종합검진 항목에 안저 촬영이 추가됐고, 시력교정 환자가 늘어나면서 안과 검진을 통한 녹내장 진단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녹내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된 점 등을 들었다.

녹내장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두통, 오심, 구토, 피로감, 눈 속 이물감, 안구가 전보다 더 단단해진 느낌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녹내장은 다른 질환과는 달리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으므로 진단이 늦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 병원을 찾으면 치료 시기를 놓쳐버릴 수 있다.

녹내장은 수술이나 레이저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안약을 사용하며 정기적인 시야검사와 시신경검사를 통해 치료약을 첨가한다.

일단 녹내장 진단을 받으면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평생 안약을 점안해야 한다. 일단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으므로 앞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 안압을 낮춰라

녹내장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뚜렷한 예방법도 없다. 그러나 평소 안압을 낮출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가지면 녹내장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목이 편한 복장. 남성은 넥타이를 꽉 매면 목 정맥압을 높여 안압이 상승할 수 있다. 목에 힘을 줘야 하는 금관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담배도 위험 요인이다. 담배는 안압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혈관을 수축시켜 시신경으로 가는 혈액 양을 떨어뜨린다.

커피, 차, 물 등을 한꺼번에 많이 마시지 않는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건강에 좋지만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면 안압이 높아질 수 있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흥분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흥분하면 안압이 올라갈 수 있다.

운동은 가려서 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은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요가 자세, 물구나무서기, 역기 들기는 목이나 얼굴에 힘을 가하게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녹내장 역시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현재 주된 치료는 약물 치료.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라고 해도 안압이 평균치보다 높은 쪽에 속하는 만큼 안압을 더 낮추는 약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치료를 해서 증상이 일단 안정됐더라도 치료를 중지하면 다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병을 관리해야 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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