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불의 사나이 눈’ 현실로

  • 입력 2009년 3월 6일 02시 59분


英노인 생체공학수술로 30년만에 시력

1970년대 유명했던 TV드라마 시리즈 ‘600만 불의 사나이’에서는 기계 장치로 눈을 대신한 사이보그 인간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꿈으로만 여겨졌던 이러한 공상이 이제는 현실로 바뀌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 등 외신이 5일 보도했다.

40대에 망막세포상피변성증에 걸려 시력을 잃었던 영국의 론이라는 이름의 노인이 생체공학 수술로 30년 만에 시력을 어느 정도 되찾게 된 것.

영국 런던의 무어필드 안과병원에서 외과수술을 마친 뒤 론 씨는 빨랫감의 색을 구별하는 등 암흑에서 해방됐다. 그는 “의사들이 ‘빛이 있으라’고 말하니까 진짜 빛이 생겨났다”며 “30년간의 암흑에서 해방돼 하얀 양말과 회색 양말, 검은 양말 등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공눈의 작용 원리는 이렇다. 먼저 환자의 안경에 달린 비디오카메라가 이미지를 포착해 벨트에 달린 비디오 프로세서로 정보를 보낸다. 여기서 전자신호로 바뀐 이미지는 안경에 있는 송신기로 전달되며 송신기를 거친 이미지는 망막 위에 이식된 장치로 전송된다. 망막에서 불과 0.1∼0.5mm 정도만 돌출돼 있는 작은 이 장치는 시신경을 자극하는 진동을 만들어 내며 이미지를 뇌로 전달한다.

미국 ‘세컨드사이트’사가 개발한 이 인공눈은 현재 영국, 미국, 멕시코 등의 환자 18명에게 실험적으로 이식됐다. 이 중 11명은 6m 밖에서 문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론 씨의 수술을 담당했던 병원 측은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6개월째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면서 “아직 2년 이상 더 시험을 해봐야 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새로운 기술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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