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 가족캠프가 약” 청소년대상 개선효과 뚜렷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초등학교 6학년인 이모 군은 4년 전부터 인터넷게임에 빠졌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급기야 지난해 가출해 PC방을 전전했다.

지난해 이 군은 아버지와 함께 인터넷 중독 치료를 위한 가족캠프에 참가했다. 이 군은 캠프에서 가족과의 대화를 늘리고 컴퓨터를 멀리하는 법을 배웠다.

자녀의 인터넷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각광받는 방법 중 하나는 가족과 함께 캠프에 참여하는 것. 청소년 인터넷 중독이 가족 캠프를 통해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9, 10월 서울대병원이 실시하고 보건복지가족부가 후원한 ‘인터넷 중독 가족 캠프’에 참가한 중고교생 33개 가족(초등학교 17가족, 중고교 16가족)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인터넷 중독 증상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캠프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참가 가족은 각각 두 차례씩 2박 3일간 숲에서 머물렀다. 그 결과 인터넷 중독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킴벌리-영 척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초등학생의 경우 캠프 직전에는 평균 46점이었지만 1차 캠프 직후 41점으로 떨어졌다가 2차 캠프 직후에는 35.5점으로 낮아졌다.

중고교생은 1, 2차 캠프 직전과 직후에 측정한 결과 각각 47점에서 44점, 39점, 37점으로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킴벌리-영 척도가 40점을 넘어서면 의학적으로 인터넷 중독 고(高)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인터넷 중독으로 인해 생기는 각종 부작용도 줄어들었다. 일상생활 장애, 인터넷 금단증상, 인터넷 내성, 일탈 행위, 컴퓨터에 몰입하는 사고방식 등 모든 지표에서 참가자들의 증상이 개선됐다.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 점수도 좋아졌다.

캠프를 주도한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가족 캠프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면서 원인을 찾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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