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로드뷰 서비스 사생활 침해 논란

  • 입력 2009년 1월 22일 16시 11분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음 \'로드뷰\' 서비스의 거리 사진들.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음 \'로드뷰\' 서비스의 거리 사진들.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음 '로드뷰' 서비스의 거리 사진들.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다음 '로드뷰' 서비스의 거리 사진들.
b>나는 네가 어디에 갔는지 알고 있다? 다음 로드뷰 서비스 사생활 침해 논란

나는 네가 어디에 갔는지 알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이 19일 야심차게 내놓은 지도 서비스 '로드뷰'가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로드뷰'는 지도를 클릭하면 해당 장소를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전국을 50cm급 고해상도 항공사진으로 보여주는 '스카이뷰'와 연동되어 운영되며 간판 및 도로 이정표까지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 모습이 생생하다.

'스카이뷰'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것이라면 '로드뷰'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도로 주변을 둘러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의 '스트리트 뷰' 서비스와 같은 개념으로 마치 서울 시내를 직접 주행하는 기분이 든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문제는 사진 속 인물이나 차량 번호를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 연인들의 애정 행각 그대로 찍혀

'로드뷰'에 담긴 사진들은 지난 1년간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며 GPS와 특수 촬영 장비를 동원해 찍은 것으로 사람이나 차량도 함께 찍혔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인근 지역 도로를 근접 촬영한 사진에는 한 여성이 남성의 무릎위에 앉아 있고 남성은 여성의 티셔츠 속을 더듬는 듯한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골목을 찍은 사진에는 두 남녀가 모텔로 들어서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 사진은 처음엔 얼굴에만 블러링(사진을 흐리게 하는 기술) 처리가 됐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자 현재는 전신을 블러링 처리한 상태다. 지인들은 옷차림과 소지품 등으로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로드뷰'의 사진을 놓고 '사람 찾기 놀이'가 한창이다. '로드뷰'에 등록된 사람 얼굴과 차량 번호가 블러링 처리되어 있지만 상세한 장소와 옷차림, 소지품, 뒷모습으로도 누구인지 알아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로드뷰' 출시 일정을 미뤄가면서까지 전수 검사를 통해 사람 얼굴, 자동차 번호판 등 개인 사생활과 연결된 데이터들을 삭제한 뒤에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 포털들 지도 서비스 경쟁, 왜?

사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예견된 바다. 지난해 12월 구글의 '스트리트뷰' 서비스 역시 일본 도쿄 도심지 러브호텔에 들어서는 연인들의 모습까지 공개해 현지 교수·변호사 단체가 인권 침해라고 크게 반발했던 사례가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구글의 '스트리트 뷰'를 통해 여성의 누드 일광욕 모습이나 스트립 클럽에서 나오는 남성의 모습 등이 공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포털들의 지도 서비스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지도는 위치 정보를 담은 검색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오프라인상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검색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광화문에 근무하는 이용자가 '다음 지도'를 통해 카페를 검색할 경우 광화문 카페의 위치, 주소, 전화번호, 이전 고객의 평가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실제로 다음 지도서비스는 2월 중 모바일과의 연동을 시작으로 한메일, 카페, 뉴스, 블로그 등과 순차적으로 연동될 예정이다.

다음 측은 이에 대해 "현재 사용자들의 신고를 받는 '핫라인' 시스템을 운영 중에 있으며, 전문 모니터링 인력도 확충했다"며 "기술력과 인력을 통한 이중 작업을 거쳐 초상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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