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명 ♡ 1만명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장기 기증한 뇌사자

올해 최대인원 기록

이식 기다리는 환자

여전히 온정 목말라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투석을 해오던 우모(42·여) 씨는 10일 전 집에서 자다가 호흡이 곤란해져 혼자 택시를 타고 병원에 오던 중 정신을 잃었다.

신장 이식을 원하는 이식대기자였던 우 씨는 결국 뇌사 상태가 됐다. 이후 그는 장기 기증자가 돼 현재 기증 대기 절차를 밟고 있다.

우 씨의 남편은 “아내가 혈액 투석이 힘들다며 신장을 이식받길 간절히 바랐다”며 “누구보다도 이식을 원했던 사람인 만큼 반대로 자신도 장기를 주게 될 상황만 된다면 주길 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 씨처럼 장기 기증에 대한 의식이 개선되며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 수가 연간 최다인 250명을 돌파했다.

보건복지가족부와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는 25일 올해 뇌사 장기 기증자가 23일 현재 지난해보다 102명이 늘어난 2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뇌사 장기 기증자는 1999년 162명을 기록한 후 △2000년 52명 △2001년 52명 △2002년 36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2003년 68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선 뒤 △2004년 86명 △2005년 91명 △2006년 141명 △2007년 148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복지부는 “2000년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 장기매매를 엄격히 규제하고 기증된 장기를 공정하게 분배하면서 한동안 장기기증이 줄었다”며 “올 초 권투선수 최요삼 씨의 장기 기증 사연 등이 알려진 것도 기증자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밝혔다.

뇌사자들로부터 이식된 장기는 신장(469개)이 가장 많았고 각막(305개), 간장(227개), 심장(82개), 췌장(21개), 폐(14개) 순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기증자보다 40배 이상 많다.

현재 이식 대기자는 1만683명으로 신장 기증이 필요한 환자(7631명)가 가장 많으며 이어 간장(2568명), 췌장(314명), 심장(131명) 순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