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리자드社의 게임축제 ‘블리즈컨 2008’ 현장을 가다

  • 입력 2008년 10월 13일 02시 55분


‘블리즈컨 2008’ 참가자들이 10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캐릭터 판에 얼굴을 내밀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애너하임=로이터 연합뉴스
‘블리즈컨 2008’ 참가자들이 10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캐릭터 판에 얼굴을 내밀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애너하임=로이터 연합뉴스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게임 속 ‘샤먼’ 캐릭터 복장으로 ‘블리즈컨 2008’에 참가한 팬의 모습. 애너하임=김지현 기자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게임 속 ‘샤먼’ 캐릭터 복장으로 ‘블리즈컨 2008’에 참가한 팬의 모습. 애너하임=김지현 기자
《‘팬들의, 팬들을 위한, 팬들에 의한 축제’

10, 11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게임 축제 ‘블리즈컨 2008’은 27개국에서 몰려든 게임 마니아 1만5000여 명으로 성황을 이뤘다.

블리즈컨은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등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게임들을 개발한 회사인 블리자드에서 매년 팬들을 초청해 여는 게임 축제다.

이 행사 참가 티켓은 100달러(약 12만9000원)라는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올해 8월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지 15분 만에 매진됐다. 》

출시 앞둔 ‘디아블로3’ 영상 공개

15,000여 팬 환호… 직접 체험도

개발자와 팬의 대화 열기… 게임 캐릭터 옷 입기도

005년 시작해 올해 3번째 열린 이번 행사에는 팬들을 비롯해 본사 임직원 600여 명과 취재진 600여 명 등이 참가했다.

온라인 게임의 세계 최강자인 블리자드의 ‘힘’은 오프라인 행사로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 임직원들과의 자유로운 소통

팬들을 가장 흥분시킨 것은 1년여 만에 다시 만나는 블리자드 임원 및 개발자들과의 대화 시간이었다.

10일 오전 11시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가 축제 개막을 선언하러 연단에 오르자 홀을 가득 채운 관중은 마치 연예인이 등장한 듯 환호성을 질렀다.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각자 좋아하는 게임 이름을 외치며 연방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모하임 대표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출시를 앞둔 신작 ‘디아블로3’의 영상을 공개하고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선 여러분의 의견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모하임 대표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커뮤니티 활성화가 기존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시장을 더욱 대중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타크래프트2’와 함께 내년에 선보일 블리자드의 ‘뉴배틀넷’ 역시 차세대 SNS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가 열린 이틀간 게임 개발자와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직접 팬들에게 게임 및 캐릭터의 특징과 개발 과정을 설명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팬들은 ‘디아블로3’의 새로운 ‘마법사’ 캐릭터에 환호했고, ‘스타크래프트2’의 개발이 늦어진다는 소식에는 야유를 보내며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했다.

○ 다양한 체험 기회 제공

올해 참가자들에겐 전시장 내에 설치된 1000여 대의 컴퓨터에서 ‘디아블로3’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일부 참가자들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에 맞춰 제작한 의상을 입고 ‘코스튬 플레이’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온 한국인 입양아 제시카 씨는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준 검정 가죽 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광(狂)팬이라는 에릭과 제니 씨 부부는 1주일 걸려 만든 금빛 날개를 달고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왔다. 이들은 함께 사진을 찍자는 다른 참가자들의 성화에 정신이 없었다.

티셔츠, 가방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코너에는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줄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학교 간 딸을 대신해 미국 네브래스카 주에서 온 어머니는 3시간 반을 기다려 딸의 선물을 샀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폴 샘스 블리자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블리즈컨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매년 적자 행사”라며 “그래도 강행하는 이유는 1년에 한 번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너하임=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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