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가는 高音의 남성, 턱만 당겨도 굵고 힘있는 소리 나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자신의 목소리를 바꿀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훈련하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목소리의 30∼60%는 타고 태어난 것이고 나머지는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발성 습관을 바꾸면 목소리도 변할 수 있다는 것. 3개월가량 꾸준히 연습하면 어느 정도 목소리가 변하게 된다. 회사원 최은준(가명·34) 씨는 “목소리가 너무 가늘고 높아 여자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목소리가 힘이 없다 보니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받는다.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집중도가 떨어지고 대화할 때도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최 씨는 “목소리 때문에 손해가 많다”고 말했다.》

3개월 훈련하면 목소리 교정 가능

복식호흡 중시하는 생활습관 중요

○ 목소리는 양쪽 성대가 부딪히며 나온다

목소리는 공기가 성대를 통해 빠져나오면서 왼쪽과 오른쪽 성대를 접촉시켰다 떼는 순간 발생한다.

최 씨처럼 목소리가 여성스럽고 가늘다는 것은 성대를 지나가는 공기 흐름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쪽 성대 접촉이 좋지 않으면 벌어진 상태가 돼서 소리가 명료하지 않고 가성을 내게 된다.

최 씨와 반대로 여성인데도 굵고 남성스러운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다.

성격이 강해 말할 때 목에 힘을 주고 호흡을 강하게 하기 때문에 거친 목소리를 내게 된다. 난소 질환 등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으로 성대가 남성처럼 크게 자라 남성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다 큰 어른이 어린아이 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다. 성대에 미세한 질환이 있어 성대 접촉이 약한 경우다. 어른이 어린아이처럼 목소리를 내는 것은 습관성이 강하다. 여기에 콧소리까지 섞으면 소리는 더 어린아이처럼 들린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목소리는 성격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억양 없는 낮은 목소리는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반면에 걸쭉하고 털털한 목소리를 가졌다면 성격이 낙천적이고 통이 클 확률이 높다.

안 원장은 “처음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소리만 듣고도 어느 정도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턱 당기고 말하면 목소리 굵어져

가늘고 높은 목소리가 불만이라고 호소하는 남성이 많다.

이런 목소리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콧소리를 덜 내고 성대에 힘을 줘 강하게 발음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목소리에 콧소리가 많이 들어있는지 알고 싶다면 엄지와 검지로 코를 잡고 ‘파도타기’를 발음해 본다. ‘파도타기’라는 단어는 비음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는 코에 울림이 거의 없어야 한다. 그런데 코가 울린다면 평소 말할 때 콧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또 목 안쪽에서부터 목소리를 낸다는 느낌으로 말한다. 턱을 들지 않고 앞으로 당긴 자세에서 말하면 목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여성이 굵은 목소리에서 탈출하려면 반대로 하면 된다. 목에서 힘을 빼고 콧소리를 섞는다는 느낌으로 말한다. 턱을 내리지 말고 조금 든 상태에서 비강이 울리게 목소리를 낸다.

호르몬 이상으로 남성형 성대가 되거나 갑상샘질환, 노령으로 인해 목소리가 변했다면 성대 길이를 줄여주는 성대단축술 등 음성성형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어린 목소리 때문에 고민이라면 콧소리가 나지 않게 코를 막고 말하는 연습을 하면 좋다. 콧소리를 덜 내면 성대가 접촉을 많이 하게 돼서 소리가 낮아진다.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어린아이 목소리는 갑상연골 성형수술을 해서 바로잡기도 한다.

○ 성대에 무리가면 결절 증세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목소리에 병이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목을 많이 사용하면 성대에 무리가 가면서 성대결절이 생긴다.

SBS 개그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건강택시’ 코너를 맡고 있는 개그맨 현병수 씨(아래쪽 사진)는 쪼그리고 앉은 채 큰 소리를 내야 하는 연기 때문에 성대결절이 생겼다. 그는 올바른 발성 연습을 하고 목의 긴장을 풀어주는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성대결절이 생기면 쉰 목소리가 나고 목에 통증이 온다. 운동 경기를 보거나 노래방에서 소리를 지르는 등 갑자기 목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난 후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2, 3일 큰 목소리를 내지 말고 따뜻한 수건으로 목을 감싸면 낫는다. 목에 통증이 심하면 부종을 없애는 소염제, 스테로이드제를 쓰면 괜찮아 진다.

그러나 평소 목소리가 자주 변하는 사람은 목을 조금만 써도 결절이 생기고 잘 낫지 않는다. 일단 결절이 생기면 증세가 1개월 이상 지속된다. 이는 평소 말하기 습관이 나쁘다는 의미이므로 발성법을 고치는 치료를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듣기도 좋고 목에도 좋은 목소리를 얻으려면 긴장을 풀고 복식호흡을 통해 많은 양의 공기를 올려 성대가 크고 느리게 진동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

집에서 쉽게 발성훈련을 하려면 우선 목에 힘을 빼고 가슴에 공기를 가득 머금은 상태에서 한숨을 크게 내쉬듯 ‘하’ 소리를 내면서 공기를 내보낸다.

몇 차례 반복한 후 가볍게 성대에 진동을 주는 느낌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하’ 하는 한숨을 ‘아’ 소리로 바꾸어 낸다. 성대의 진동을 느끼면서 점차 배에 힘을 주어 소리를 키워나가는 훈련을 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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