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도 피한다… 실시간 예보 ON

  • 입력 2008년 7월 2일 02시 57분


기상청 최은진 통보관이 1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 2동 기상청 2층 상황실 스튜디오에서 ‘단기예보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기상청
기상청 최은진 통보관이 1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 2동 기상청 2층 상황실 스튜디오에서 ‘단기예보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기상청
《“1일 오전 5시 현재 북위 30도선에 중국 내륙에서 다가오는 장마전선이 보입니다. 이 장마전선이 동북쪽으로 움직이면서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남지방부터 (장마)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동해상에는 (맑은 기운의)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버티면서 오늘 이 전선이 중부지방까지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상예보뿐 아니라 예보를 하게 된 배경과 원리까지 설명하는 기상방송 시대가 열렸다. 기상청이 1일 개국한 인터넷 기상방송국 ‘날씨ON’(www.weather.kr)이다.》

○ 교육방송을 꿈꾸는 날씨방송

‘내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오전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는 식이 아니라 기상예보와 과학적 원리를 함께 설명할 계획이다.

교육방송 비슷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강사 역할인 기상캐스터는 전문가인 기상청 통보관 4명이 맡았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단기예보 해설’이다. 기상청이 오전 5시와 11시, 오후 5시 ‘오늘과 내일’ 날씨를 예보하면 이를 토대로 1∼2시간 내에 제작해 웹사이트에 올린다.

1일 단기예보 해설을 진행한 최은진 통보관은 “오늘은 장마전선이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서울과 경기도 지방은 흐리겠으며 주로 남부지방에만 비가 예상된다”며 지상일기도를 토대로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기상청 김승배 공보관은 “비가 온다는 내용만 알리지 않고 왜 비가 오는지 과학적 원리를 상세하게 설명해 3∼5년이 지나면 시청자도 준(準)통보관 수준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만들 방침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권하는 질 높은 방송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예보와 장기예보 등 기상청의 주요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했다.

매일 오전 6시 기상청이 ‘글피부터 5일간’의 주간예보를 발표하면 단기예보와 마찬가지로 상세한 해설을 붙여 방송으로 제작한다.

매달 3, 13, 23일 발표되는 장기예보도 같은 방식으로 방송을 내보낸다.

○ 실시간 속보에서 골프장 날씨까지

날씨ON은 다양한 기상정보를 서비스한다. 집중호우 등 비상상황에서는 실시간으로 기상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태풍과 황사, 집중호우 등 긴급한 상황이나 예보와 다른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이 곧바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상 속보와 자막형 데이터 방송을 실시간으로 내보낼 계획”이라고 기상청 김식영 예보총괄과장이 설명했다.

주5일 근무제 확산으로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산과 골프장의 주말 날씨 정보도 1주일에 두 차례 제공한다.

월요일 한 차례 예보한 뒤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 달라진 상황을 업데이트하는 식이다. 코너 명칭은 ‘웰빙 날씨 포커스’다.

또 울릉도와 백령도, 흑산도, 서귀포 등 해안 13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해상 상황을 인터넷에서 24시간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개와 태풍, 천둥과 번개의 발생 이유, 일기예보에서 강수 확률의 의미, 지구온난화 대책, 폭염 등 과학시간에 다룸 직한 주제도 방송으로 만들었다.

시범 운영 중인 읍면동 단위의 동네예보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한다.

한편 기상청은 인터넷 기상방송국 개국을 기념해 9월 8일까지 동영상 손수제작물(UCC) 콘테스트를 연다.

기상예보와 기상재해 예방 등 기상 관련 사항을 주제로 UCC를 만들어 웹사이트에 올리면 1위에게 100만 원의 상금을 주는 등 8명을 시상한다. 순위와 상관없이 기상 관련 UCC를 올리기만 해도 선착순 100명에게 5000원짜리 문화상품권을 준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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