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알뜰살뜰한 건강검진으로 미리 챙기는 건강”

  • 입력 2008년 5월 5일 02시 59분


나이, 유전, 직업, 환경에 맞게 검진 항목 골라야

주부 김정미(40) 씨는 2년 전 어버이날 선물로 시아버지에게 종합검진을 받게 해드렸다. 그 결과 대장에서 조그만 혹이 발견됐다. 간단한 수술로 혹을 떼어내 암 발생 위험을 크게 줄였다. 건강검진센터에선 “혹을 방치하면 자칫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40대부터는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후 김 씨 가족은 매년 5월 건강검진을 통해 건강 위험요인을 알아보고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이 있는 5월은 가정의 달이자 화창하고 상쾌한 시기다. 휴일도 많아 많은 사람이 나들이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5월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가오는 무더위를 앞둔 시점이어서 건강 이상 여부를 점검하기에도 적기다.

○ 성인병, 예방접종도 없다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 사회에 참살이(웰빙) 바람이 불었다. 단순히 장수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구구팔팔이삼사’(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일 앓고 죽는다)란 말이 퍼질 정도로 건강한 삶을 중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건강검진 열풍이 불었다. 건강검진을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과 의사가 늘고 있으며, 검진을 받으려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지금껏 잔병치레 하나 없이 살아온 사람도 굳이 돈을 써 가며 건강검진을 받아야 할까? 많은 사람이 건강검진 여부를 놓고 망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현대인에게 건강의 적은 이른바 성인병이라 할 수 있는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이다.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부족, 비만, 다이어트로 생기는 영양결핍, 만성피로, 스트레스, 술, 담배 등이 이런 질병의 원인이다. 성인병은 세균 침투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과 달리 완치가 힘들다. 성인병에 걸렸거나 징후를 보이는 사람은 음식조절 등 치밀한 관리를 해야 하며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성인병은 예방 접종도 통하지 않는다.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몸 상태를 살펴서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치료나 예방에 나서는 게 최선책이다.

유전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은 유전력(가족력)이 대단히 강하다. 가족 중에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암에 걸릴 확률이 다른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다고 의료계는 보고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정기적인 검진이 더욱 필요하다.

정기검진은 자각 증상이 없더라도 몸의 이상 여부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질병의 조기 발견은 치료의 성공도를 높이게 된다.

○ 건강검진 부담 줄이는 법

건강검진을 받으려 해도 검진항목이 너무 많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연령, 가족력, 생활습관, 직업, 업무환경 등을 감안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항목만을 골라 검진을 받을 수 있는 ‘맞춤 검진’이 이뤄지고 있다.

해마다 검진센터를 옮겨 다니기보다는 한 군데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 검사 항목을 다소 줄일 수도 있다. 병원에선 검진 결과를 5년 이상 보관하기 때문에 기본검사를 제외하고 이상 변화가 있을 만한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검 진하면 되기 때문이다.

○ 청소년 때부터 검진 시작

10, 20대의 건강검진도 증가하는 추세다. 요즘엔 소아비만이 많은 데다 인스턴트식품을 즐기는 청소년이 많아 영양불량, 기초체력 약화, 성장발육 불균형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질병 위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서다.

청소년의 검사항목은 많지 않다. 혈압, 신장, 청력, 심폐기능, 치아 등을 검사하는 신체검사와 비만도, 면역, 갑상샘, 체지방, 체수분, 영양상태를 보는 체성분 검사를 주로 한다. 잘못된 자세로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도 청소년 검진에서 빠질 수 없는 검사다. 취학 전 아동이라면 시력, 청력, 성장발육을 보는 신체적 건강검진과 더불어 정신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축농증이 있는지를 검사해 보는 것도 좋다.

○ 신혼부부 검진, 효도 검진도 선물로 등장

결혼을 앞두고 살펴봐야 할 것은 궁합만이 아니다. 배우자의 건강도 확인해보자. 건강은 행복의 조건 가운데 중요한 하나다. 2세를 준비하는 예비 부모라면 더욱더 그렇다.

예비신부는 기본검진 외에 풍진 항체검사, 하복부 초음파 검사, 기형아 출산 위험성 검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비신랑 역시 기본검진 외에 전립샘 초음파 검사를 많이 한다.

어버이날이나 명절 선물로 효도검진도 인기다. 효도검진은 항노화 검진과 골밀도 검사를 비롯한 종합검진. 이 밖에도 백내장 검사, 청력 검사, 치매 검진도 포함된다. 효도검진에선 동맥경화 및 당뇨 검사와 함께 영양균형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60세가 넘으면 신체기관이 퇴화하면서 면역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병의 예방이 더욱 중요해진다.

○ 만성피로나 무기력증 느낀다면 검진을

건강검진은 일반적으로 1, 2년에 한 번 받는다. 하지만 만성두통, 무기력, 소화장애, 불면증, 만성피로를 평소 느낀다면 시기에 상관없이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병원을 선택할 때는 건강검진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이해를 가진 의료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경험이 많을수록 환자가 몸 상태에 대해 궁금해하는 대목을 챙겨서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진을 받기 전엔 보통 문진표를 작성한다. 문항을 꼼꼼히 읽고 자세히 기록해야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온다. 가족력은 대체로 2대까지 기록한다. 현재 복용 중인 비타민, 기능성식품, 한약 등도 알려야 한다.

여의도 중앙검진센터 강준호 원장은 “병원에서 검진에 사용되는 기계는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의료진이 얼마나 세밀하게 검사하고 환자를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강검진 비용은 40만 원부터 600만 원이 넘는 고가까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검사항목은 비슷하다. 이상 부분이 발견됐을 때 상세한 조직검사까지 하면 비용이 더 들게 된다. 각종 시설과 서비스가 환자의 편의에 맞춰져 있는지도 미리 살펴보면 좋다. ▶dongA.com에 동영상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건강검진의 적정 시기와 방법은?▼



“이게 웬 마른하늘에 날벼락인가.”

암 선고를 받은 환자와 이 얘기를 들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다. 암이란 단어에는 ‘죽음’이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예고 없이 찾아와 생명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병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사망원인 1위가 바로 암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는 모두 40만 명으로 추정되며, 매년 약 10만 명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그 가운데 5만 명가량이 사망한다.

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위암은 90% 이상 완치된다. 대장암과 자궁경부암은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생명을 건질 수 있다. 유방암은 조기 진단만 이뤄지면 유방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완치가 가능하다.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스트레스로 발병되는 당뇨, 고지혈증 등 성인병은 정기검진을 받고 몸 관리를 한다면 큰 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중년여성 가운데 조기폐경을 맞거나 자궁절제를 받은 경우, 류머티스 관절염 약(스테로이드가 함유)을 복용 중인 경우라면 골밀도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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