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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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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 씨가 우주선 탑승자로 공식 선정되기 전 윗슨 씨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이 씨에게 위성 전화를 걸었다. 윗슨 씨는 당시 이 씨에게 “고산 씨 대신 소유스호를 타고 ISS에 오게 될 것 같다. 공식 발표가 나올 때까지 비밀을 잘 지켜 달라”고 귀띔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가가린센터 측이 ISS 선장을 맡고 있던 윗슨 씨에게 한국 우주인 후보 교체 가능성과 함께 이 씨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것. 윗슨 씨는 가가린센터에 “좋다”는 답변을 보내는 한편 이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주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이 씨가 ISS에 머물던 15일 윗슨 씨는 모스크바 우주통제센터(MCC)에 모인 기자들과의 화상 대화에서 “이 씨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받고 “각종 실험과 우주생활에 매우 적극적이고 팀워크도 좋다”며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 씨는 귀환 후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귀환 우주선이 대기권에 진입한 뒤 우주선 내부가 뜨거워져 깜짝 놀랐다”며 “옆에 있던 동료가 정상적으로 보여 나도 태연한 척했다”고 털어놓았다. 위기 상황에서 이 씨를 안심시킨 동료는 바로 윗슨 씨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이 씨가 우주인 탑승 후보로 가가린센터에 입소한 뒤부터 친하게 지냈다. 윗슨 씨가 지난해 10월 ISS로 떠나기 전까지 이 씨는 송편 등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 윗슨 씨에게 대접했다. 윗슨 씨는 지난해 6월 이 씨의 생일날 미국 우주인들이 묵고 있던 숙소로 이 씨를 불러 축하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이 씨를 자주 만났던 지인들은 “이 씨가 러시아 동료들보다는 윗슨 씨와 너무 친해 러시아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할까 걱정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금도 가가린센터에서 재활훈련을 함께 받고 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