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자주 한다면 OTP 마련하세요

  • 입력 2008년 4월 1일 02시 53분


하루 5억원까지 이체 가능… 무료 제공하는 곳도

기업銀 의무사용 유예… 국민 - 하나銀 일정 늦춰

■ 고액이체 개인-기업 오늘부터 의무화

《회사원 송영석(26) 씨는 31일 국민은행 명동본점을 찾았다. 4월 1일부터 도입된 일회용 비밀번호(OTP·One Time Password) 발생기를 받기 위해서다. OTP 발생기를 이용하면 기존의 보안카드를 쓸 때보다 온라인 금융거래의 안전성이 크게 높아진다. 송 씨는 “이체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보안등급을 올려놓는 게 안전할 것 같아 신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1일부터 기업과 일부 개인이 인터넷을 이용해 자금을 이체할 때 OTP 발생기 사용이 의무화된다. 따라서 인터넷금융 이용자들은 OTP 발생기 발급, 이용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

○ 보안장치 유무에 따라 등급 달라져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보안장치 유무에 따라 보안등급을 나누고, 등급에 따라 이체한도를 차등화한 전자금융 감독규정 개정안이 시행된다.

OTP 발생기 등을 발급받으면 1등급, 보안카드와 함께 거래내용 문자메시지 통보를 받으면 2등급, 보안카드만 사용하면 3등급이 된다.

법인은 보안등급 1등급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인터넷을 통해 자금 이체를 할 수 없다.

개인의 경우 인터넷뱅킹 1회 이체한도가 △1등급은 1억 원(하루 5억 원) △2등급은 5000만 원(하루 2억5000만 원) △3등급은 1000만 원(하루 5000만 원)으로 제한된다.

텔레뱅킹 1회 이체한도는 이 규정의 시행과 동시에 △1등급 5000만 원(하루 2억5000만 원) △2등급 2000만 원(하루 1억 원) △3등급 1000만 원(하루 5000만 원)으로 바뀐다. 이전까지는 인터넷뱅킹은 1회 1억 원, 텔레뱅킹은 1회 5000만 원으로 일원화돼 있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전체 자금이체 건수 가운데 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 건수는 지난해 3분기(7∼12월) 현재 24.7%. 기업과 개인이 자금을 이체할 때 인터넷뱅킹 이용 비율(건수 기준)은 2005년 22.5%, 2006년 22.7%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 인터넷뱅킹 이용 때마다 비밀번호 바뀐다

인터넷뱅킹으로 자금을 이체하기 직전 OTP 발생기의 버튼을 누르면 그때마다 다른 비밀번호가 만들어진다.

금융감독원은 고액 거래를 하지 않는 개인이라도 복제가 쉬운 보안카드보다 안전한 OTP 발생기 이용을 권하고 있다. OTP 발생기 발급 비용은 5000원 정도지만 은행 영업점에 따라 우대고객 또는 기업에는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31일 현재 OTP 발생기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회사는 은행 18개, 증권 30개 등 모두 54개사다. HSBC은행은 다른 은행에서 발급받은 OTP 발생기를 사용할 수 없다.

○ 발급 완료 안 돼 일부 은행 시행 미뤄

그러나 시행을 하루 앞둔 31일까지도 기업의 OTP 발생기 등록 실적은 저조하다.

기업은행은 31일 현재 인터넷뱅킹 이용 기업의 OTP 발생기 등록률이 64% 수준이었다. 국민은행의 인터넷뱅킹 이용 기업에 대한 OTP 발생기 등록률은 80%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OTP 발생기를 미처 발급받지 못한 기업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민원을 제기해 은행별로 준비 정도에 따라 본격적인 시행을 다소 늦출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은행은 OTP 발생기 의무사용을 한 달간 유예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전면시행 시기를 다소 늦추기로 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OTP(일회용 비밀번호)::

One Time Password의 약자. 은행 시스템에 발생기별로 특정 시간에 발생하는 번호를 미리 저장해 두고 입력하는 번호와 같은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공인인증서 비밀번호와 OTP 발생기를 켜기 위한 비밀번호, 실제 이체할 때 비밀번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안전장치가 ‘다중’으로 보완되는 셈이다. OTP 발생기는 한 금융회사에서 발급받으면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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