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나로텔레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 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유무선 칸막이’ 없는 전면전 서곡

SK텔레콤이 국내 유선통신 2위 기업인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주간사회사인 골드만삭스는 14일 AIG-뉴브리지캐피탈 컨소시엄의 하나로텔레콤 지분 38.9%를 인수하기 위한 가격 등 인수조건을 검토한 결과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369만 명(25.4%), 인터넷(IP) TV 가입자 66만 명을 확보한 하나로텔레콤을 최종적으로 인수할 경우 유무선 시장에서 KT와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 “매각 가격 주당 1만 원 이상”

관심을 끌고 있는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인수조건으로 주당 1만 원 이상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

2003년 5억 달러에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은 만약 주당 1만 원으로 SK텔레콤에 매각하면 4년여 만에 약 33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올리게 된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유선시장 진입의)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하나로텔레콤은 현재 거론되는 매각 가격에 대해 “올 2분기(4∼6월)에 2005년 1분기(1∼3월) 이후 아홉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최근 주가가 급상승하는 등 기업가치가 제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IP TV인 ‘하나 TV’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하나로미디어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등 일부 부실이 드러나 실사(實査) 과정에서 가격 협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선정 이후 한 달가량 실사를 진행한 뒤 인수가격을 확정하고 이사회, 정보통신부 허가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수 완료까지는 적어도 석 달가량이 걸리게 된다.

○ 통신시장 지각 변동 가능성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유무선 시장에서 각각 3위를 차지하고 있는 LG그룹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선시장(초고속인터넷)은 KT-하나로텔레콤-LG파워콤, 무선시장은 SK텔레콤-KTF-LG텔레콤 순이다.

LG그룹 통신담당 남영우 부사장은 “SK가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면 시장의 경쟁이 왜곡돼 LG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인수 허가권을 쥐고 있는 정통부에 허가 반대 견해를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SK텔레콤과 KT는 유선 및 무선시장에서 총력전을 펼 가능성이 높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통부가 유선과 무선을 나눈 시장 규제 폐지를 추진하면서 통신시장은 △KT-KTF 합병 검토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등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날 통신시장 지각 변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SK텔레콤의 주가는 전날보다 7.11% 올랐으며, KT와 KTF도 각각 3.11%, 1.41% 올랐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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