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폭행 피해자 신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 전문

  • 입력 2007년 3월 14일 15시 08분


코멘트
다음은 4년전 지하철 폭행 사건의 피해자 신모(25·여)씨가 13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전문이다.

인터넷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많은 기자분들과 취재하시러 오셨던분들께서 물으시는 말이 있었습니다. 네티즌들의 여론이 재수사를 끌어냈는데 기분이 어떠냐고.

정말 솔직히 말하면 이글을 올리고나서 여파가 이정도일줄을 몰랐구요. 얼굴도 모르는 절 발벗고 도와주신 여러님들의 수고에 감사하다는 말 밖에 못해서 죄송합니다.

더 좋은말이 있다면 해드리고싶은데요 제 머리속에는 '감사하다는말 그리고 고맙습니다' 이 두 말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1차 조사는 강력계에 가서 조사를 받았구요. 담당하신분께서 아주 차분히 그리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조사하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진단서며 진정서냈던 공문들이며 산부인과 진단서 그외 진료진단서 등등 제가 밝힐수있는 최대한의 것들을 수사증거로 재시하였습니다.

2차 조사때는 가해자와의 진술내용이 틀려 대질조사을 하게 되었고 그 대질조사라는게 참 사람을 많이 힘들게 하더군요.

전 그사람이 그자리에서 라도 미안했다고 한마디 할줄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서로 말이 없었고 그사람 얼굴도 쳐다보기 힘들더군요. 바로 옆에 앉아 계셨는데 두어번 봤던것 같네요.

전 그분이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습니다. 그말 한마디였다면 잊어버릴수 있겠다 했는데 그분 여전히 변한게 없더군요.그래서 대질조사후 더더욱 힘이 들었네요.

인터넷에 올린 제 글을 읽었다 하시더군요.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올린글은 님을 잡기 위함이 아니였고 정말 억울한 하소연이였고 저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래서 올린글이였으니 다른 오해가 없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그랬더니 알았다 하시데요.

대질조사가 거의 끝날무렵 잠깐 쉴려고 나갔습니다. 많은 기자분들이 오셔서 절 취재하시는데요. 묻는말에 대답은 했지만 썩 편하지는 않았네요. 지금에 와서 사건이 해결되고있는데 기분이 어떠냐는말에 울컥 했습니다.

4년동안 묵과되었던일인데 어떻게 하루만에 이렇게 되는지도 의문이였고. 기사에는 그분들께서 직접 서로 오신걸로 되어계시데요. 전 경찰서 가서 어떻게 잡았냐 물었을때 그 경찰분께서 주소뒤져서 가서 직접 잡았다 하셨거든요 도대체 누구말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형사과장님도 뵈었습니다. 제가 너무억울하게 호소해서 재수사 하기로했다 하셨는데요. 그분께서 저한테 미안하다 하시더군요.정말 감사 했었습니다. 다른 경찰분들중에서도 힘내라시며 도움 주겠다 하셨구요. 이 일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대질조사에서 그분께서 미안했다고 한마디 했으면 했었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하실줄 알았습니다. 서로 다른의견으로 2시간여 조사도 받았고 결론이 어떻게 날지모르겠습니다.

그분은 4년 시간동안 편하게 잘 계셨을지 모르겠네요. 전 지하철도 못타고 다니고 사람보는게 무서워 너무 힘들었는데.

그 친구분이요 죽어도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니 이제는 친구라고 시인을 하셨네요. 강력팀에서 조사받는 모습을 봤는데, 그냥 전 그분을 처다볼수밖에 없었네요. 저와 눈이 마주치셨는데 그분 절 원망하셨을까요?

왜 그랬었냐고 내 생각 한번 안해봤었냐고 물어볼껄 그랬나봐요. 그분은 훈방 조취를 받았다 하시는데요. 전 그분의 책임도 막중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기준으로 처벌이 안되어 훈방이 된걸까요? 이 부분에 의문이 남습니다. 전 그 친구분도 용서가 안돼요.

전 그사람의 양심을 믿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사과할줄알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전 그분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거였지 다른게 아니였습니다. 왜 도망갔냐는 말에 그분이 지하철안에서 그렇게 싸웠는데 안창피 하냐며 창피해서 도망갔다 하시데요.이젠 전 더이상 할말이 없습니다.어떻게 해야할지 그냥 쓴 웃음만 나오네요. 이제는 그분들 용서가 안될것 같습니다.

이젠 눈물도 나지 않아요.이렇게 빤짝하고 시간에 뭍혀 또 흘러가는건 아닐까 걱정입니다. 많은분들 도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말 밖에 드리지 못해 너무 송구스럽고 죄송하네요. 절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