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TV의 추락’…지상파3社 시청률 20% 넘은 프로 없어

  • 입력 2007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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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 온 가족이 모여 TV를 보던 풍속이 점차 퇴색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인 TNS미디어 코리아에 따르면 설 연휴(17, 18일)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 중 시청률 20%(전국 기준)를 넘긴 프로그램은 하나도 없었으며 특집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대부분 한 자릿수에 그쳤다. 최근 2년간 설 연휴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은 시청률 30%에 육박했다.

17, 18일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프로그램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 18.4%에 그쳤다. 설날인 18일 시청률 1위는 KBS1 대하드라마 ‘대조영’으로 15.6%에 머물렀다. 명절 때 인기를 끌던 TV 영화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맨발의 기봉이’(18일 SBS)는 12%, ‘달콤살벌한 연인’(18일 MBC)은 8.9%로 저조했다. 빅히트작인 ‘왕의 남자’(17일 SBS)도 11%에 그쳤다.

평소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던 프로그램들도 되레 5% 가까이 시청률이 떨어졌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은 15%(17일), 12.8%(18일)로 지난주보다 각각 3.3%, 4.9% 하락했다. SBS 드라마 ‘연개소문’도 13%, 12.7%로 지난주보다 각각 5.3%, 9.4% 떨어졌으며 지난주 20.8%였던 KBS2 ‘개그콘서트’ 또한 13.9%로 추락했다.

회사원 이모(29·서울 마포구 망원동) 씨는 “명절 특집이 매년 그 밥에 그 나물 같다”며 “인터넷 다운로드나 다시 보기로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에 명절이라고 프로그램을 별도로 챙겨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SBS 홍성주 편성본부장은 “편성의 문제라기보다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TV에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이라며 “명절 특유의 현상이 아니라 다양한 매체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지상파를 보는 시청층과 시청시간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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