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상 난자 기증 허용 논란

  • 입력 2007년 2월 19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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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여성들이 연구 목적으로 돈을 받고 난자를 기증하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의학계가 치열한 윤리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은 관리국 산하 '윤리와 법 위원회'가 난자의 유상 기증을 허용할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내놓음에 따라 21일 회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고 영국 주간지 옵서버 최근호가 보도했다.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여성은 난자를 기증하는 대가로 250 파운드(한화 약 46만원)와 교통비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다만 난자를 기증하려는 여성은 '친척 등 가까운 사람이 인간의 난자를 활용한 새 치료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난치병을 앓고 있다'는 식의 이타적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현행 규정은 연구 목적의 난자 기증을 허용하지만 체외 수정이나 불임 치료의 부산물로 생긴 난자로 제한하고 있다.

이 주간지에 따르면 HFEA는 유상 난자 기증을 허용하면 알츠하이머 파킨슨 불임 당뇨 등 질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줄기세포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탈리아 파두아 대학 연구자들은 난자 체취 과정의 부작용이 심각해 몸의 마비나 사지 절단 심지어는 목숨을 잃을 위험까지 있다며 영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도나 디킨슨 런던대학 명예교수도 "250파운드는 동유럽 국가 여성들에게는 큰 돈"이라며 유럽의 가난한 여성들이 돈을 목적으로 난자를 매매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피터 브로드 킹스 칼리지 교수는 난자를 활용한 줄기세포 연구의 무한한 혜택을 지적하며 "난자 채취의 위험성을 경고한 뒤 선택은 여성들 스스로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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