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정현]‘말라깽이 모델’을 닮고 싶다고요?

  • 입력 2006년 12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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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페인과 브라질에서는 여성 모델이 굶어죽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거식증으로 숨을 거둔 브라질의 한 모델은 사망 당시 170cm의 키에 몸무게는 고작 40kg이었다. 그는 46kg일 때부터 과체중으로 고민하며 설사약을 먹거나 의식적으로 구토를 했다고 한다. 살을 빼려다 굶어죽은 또 다른 22세의 스페인 모델은 패션 쇼를 앞두고 2주일가량 물만 마시다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이 사건들을 계기로 패션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스페인 마드리드는 너무 마른 모델의 패션 쇼 출연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마른 모델들이 이상형이 되면 이를 모방하려는 젊은 여성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모델과 연예인들은 암묵적으로 마르기를 강요받고 있으며 나이 어린 소녀들에게 이들은 외모에 관한 기준을 형성하는 역할 모델이 되기 쉽다.

실제로 어느 미용용품 브랜드가 아시아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의 10대 소녀 중 59%가 성형수술을 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49%는 17세가 되기 전에 다이어트를 해 본 경험이 있으며 이 중 3%는 체중 관리를 위해 일부러 토하는 등 식이장애를 겪었다고 대답했다.

아름다움이란 정형화된 모습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디어에 등장하는 일부 연예인과 모델들은 성형수술 등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전형적인 서구형 모습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0대 소녀들은 이처럼 획일화된 모습의 아름다움을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절망해 자칫 몸에 해로운 인위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외모를 바꾸려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청소년들 스스로 외모에 자신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것은 어머니와의 대화이다. 자녀에게 절실한 것은 지식이 아닌 외모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자신감이다.

특히 10대 소녀들이 더욱 당당해지고, 더욱 아름다워지고, 더욱 행복해지도록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해야 할 때이다.

이정현 신경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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