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아기가 사타구니 쪽에 탈장이 있고 혀가 두꺼워 입을 다물지 못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갑상샘(갑상선) 관련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선천성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갑상샘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며 성장에 관여하는 필수 호르몬. 이 질환을 방치하면 발육이 늦어지고, 언어 발달이 지연돼 정신지체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조기 발견해 호르몬 약을 매일 복용하면 정상아로 자랄 수 있다.
선천성 갑상샘 기능 저하증은 선천성 대사질환의 한 종류다.
선천성 대사질환이란 출생 시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
유전자 이상으로 특정 효소가 기능을 못하게 되어 배출돼야 할 물질이 신체에 쌓여 인체의 각종 기능 장애를 부른다. 소화능력을 떨어뜨리거나 뇌신경계에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선천성 대사질환의 종류만 300여 가지.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페닐케톤뇨증, 선천성 갑상샘 기능 저하증, 갈락토오스혈증, 선천성 부신성기 증후군, 호모시스틴혈증 등 6가지다. 6가지 모두 보건소와 병의원에서 무료로 검사 받을 수 있다.
검사 시기는 생후 2∼7일. 아기 발 뒤꿈치에 바늘로 약간 피를 내 검사한다. 최근에는 40여 가지 유전성 대사질환을 2분 만에 검사할 수 있는 ‘탄댐매스 검사법’이 도입됐다. 비용은 4만∼5만 원.
순천향대 의대 소아과 이동환 교수는 “조기 발견해 한 달 이내에 치료하면 정상아로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다”며 “치료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후 6개월 이상 지나면 발육지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병세를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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