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국민건강영양조사]늘어나는 뱃살… ‘한국병’ 될라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03분


최근 김세종(가명·38) 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는 연초부터 운동을 시작하는 등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써 왔다.

그러나 검진 결과 몸무게는 73kg으로 어느새 3kg이나 불어 있었다. 혈압도 140/80mmHg로 정상치(120/80mmHg)를 살짝 넘겼고 고지혈증 증세도 나타났다. 의사는 심혈관계 질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원인은 평소 김 씨의 생활 습관이었다. 그는 육류 위주의 식사를 선호했으며 술자리도 잦았다. 또 나름대로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1주일에 1회, 30분가량 가볍게 달리는 수준이었다. 의사는 야채를 더 섭취하고 주 3회 30분씩 달리기를 하라고 말했다.

외형상 건강해 보이는 30대에 건강 경고등이 켜졌다.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꼴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6월 전국 1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국민의 영양 상태와 만성질환 유병률 등에 대한 기초 자료를 만들기 위해 3년마다 실시된다. 당초 2004년 실시 예정이었지만 준비 미흡 등으로 1년 연기돼 지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30대 이상 성인의 경우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인 비만과 고혈압의 유병률이 30%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늘고 고혈압 줄었다=심혈관계 질환의 위험 요소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이 있다. 대체로 30대부터 유병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30대 이상의 경우 비만과 당뇨병 유병률은 높아진 반면 고혈압과 고지혈증 유병률은 소폭 떨어졌다.

비만 유병률은 34.9%로 2001년 32.7%보다 약 2.2%포인트 늘어났다. 당뇨병 유병률도 8.0%에서 8.2%로 0.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고혈압 유병률은 28.7%에서 27.9%로, 고지혈증은 8.8%에서 8.2%로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고혈압 유병률이 다소 떨어졌다 해도 여전히 위험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남성의 흡연율은 떨어졌지만 여성의 흡연율은 늘었다. 2001년 당시 각각 65.4%와 3.9%에서 2005년 52.3%, 5.8%로 변화를 보였다.

▽잠재 위험은 커졌다=이번 조사 결과 만성 질환의 위험 요소는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식생활에서 동물성 식품 섭취가 증가하고 있었다. 1인당 하루에 먹은 음식에서 동물성 식품의 비중이 2001년 19.9%에서 22.3%로 늘어난 것. 이는 1969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루 에너지 섭취량도 1976Cal에서 2019Cal로 43Cal 늘었다. 특히 지방 에너지 비중이 증가해 19.5%에서 20.3%로 늘었다. 술을 마시는 인구도 증가했다. 남자는 72.8%에서 76.4%로, 여자는 32.1%에서 41.1%로 늘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비만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변화는=모유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모유 수유 비율이 급증했다. 2001년 9.8%에서 2005년에는 37.4%로 무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

그러나 칼슘 섭취량은 턱없이 적어 권장 섭취량의 76.3%에 머물렀다. 13∼19세 청소년의 경우엔 더 낮아 권장 섭취량의 55.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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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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