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영식]스케일링도 건강보험 적용해야

  • 입력 2006년 4월 17일 03시 03분


수십 년 전에 ‘국민학교’를 다닌 세대에게 4월은 언제나 ‘식목의 달’이다. 전교생이 함께 나무 심기를 하던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이제 한국에서 민둥산은 거의 사라졌다.

건강보험이 뿌리를 내린 지 30년이 지났다. 모진 비바람에 휘청거리기도 했지만 건강보험도 이제 어느 정도 숲을 이루게 됐다. 특히 2000년에 시작된 국민건강보험법은 제1조에 예방과 건강 증진을 포괄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제시했다. 치료 중심의 ‘의료보험’에서 진정한 ‘건강보장제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이 같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 스케일링(치석 제거)을 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당장 급한 것도 많은데 스케일링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잇몸병(풍치·치은 및 치주 질환)은 건강보험 외래진료를 받는 흔한 질병 중 9위를 차지한다. 나이가 들어 이를 뽑는 것은 거의 잇몸병 때문이다. 그리고 스케일링은 잇몸병을 예방하고, 조기 치료를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대만의 경우 스케일링에 연 2회 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환자 만족도가 86%를 넘을 만큼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97.5%가 스케일링에 보험이 적용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평균수명 증가율이 가장 높다. 고령화 사회의 과제는 그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잘 씹고 잘 먹어야 하는데 이는 이가 건강해야 가능하다.

스케일링 보험 적용은 이를 건강하게 지키고 건강수명을 보장하여,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민 의료비를 절감하는 지름길이다. 지금 ‘예방과 건강 증진’의 묘목을 심어야 미래의 건강보험도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된다. 스케일링에 대한 급여를 제한했던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의 시한이 올해 말로 다가왔다. 스케일링의 보험 적용으로, 건강보험 실시 30주년이 되는 내년이 ‘이 건강 보장’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영식 남서울대 교수 치위생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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