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찬수]폐렴 예방백신 널리 홍보하자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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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은 항생제 내성이 큰 대표적 질환의 하나다. 국내에서도 폐렴구균의 페니실린 내성 비율이 1988년 29%에서 1998년 80%로 10년 사이에 급격히 상승했다. 사망 원인 중 폐렴은 1994년 17위였으나 2004년 10위로 급상승했다. 폐렴 치료에 적색경보가 울린 것이다.

폐렴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폐렴 백신은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75% 이상의 예방 효과가 있으며 독감 백신과 함께 접종하면 만성질환자의 사망위험률을 50∼80% 낮춰 주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이렇듯 백신이 있지만 접종률이 낮아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것. 폐렴 백신 및 면역을 위한 전 세계 연합자료에 따르면 2002년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 중 폐렴구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60만 명을 넘었다. 두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홍역에 비해 사망률이 무려 2.6배나 높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예방이 미흡함을 여실히 보여 준다.

특히 노화로 폐의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노인 및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감염되기 쉬울 뿐 아니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실제로 한 해 폐렴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2800명인데 그중 85%가 65세 이상의 노인이다. 미국 최장수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씨는 93세에, 장수의 기록도 세우고 싶다던 마라톤 영웅 손기정 옹의 경우 91세에 폐렴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백신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서는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과 심장질환, 당뇨, 간장질환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 환자들은 폐렴 예방주사를 맞도록 권고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폐렴 예방 백신 홍보활동을 펼친 결과 폐렴 예방 백신에 대한 지방보조금이 확산되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도 폐렴 발생 위험이 높은 환절기에 독감 예방접종 홍보와 함께 폐렴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홍보 계획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 보건소나 노인복지관에서도 폐렴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교육이 시행되어야 할 때다.

문찬수 문찬수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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