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 유전자 밝혀야하는 이유?한국인 질병비밀 캘수있기 때문!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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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는 2000명 정도가 모여 사는 소수 부족이 10개 이상 있어요. 이들의 유전자를 잘 분석하면 난치병의 원인을 찾고 한국인과 몽골인의 공동 뿌리를 밝힐 수 있죠. 한국 과학자들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입니다.”

10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방한한 몽골 보건부 잉크바트(50) 차관은 2003년부터 ‘몽골게놈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의 연구진에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동북아민족기능성게놈연구사업’. 과학기술부 지원으로 5년간 총 65억 원(민간 10억 원 포함)의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대 의대와 바이오벤처 회사 마크로젠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이 몽골인의 유전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왜일까.

“몽골의 소수 부족은 오랫동안 다른 부족과 교류를 하지 않아 유전자가 잘 보존돼 있죠. 부족 내 정상인과 환자 유전자를 비교해 보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상대적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고혈압, 골다공증, 녹내장 등 다양한 질병 유전자가 찾아질 겁니다.”

이 유전자는 한국인의 질병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몽골인과 한국인은 7000여 년 전 동북아시아에서 같은 민족이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유전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이다. 양 국민의 게놈지도 전체를 비교하면 이 설을 입증할 수도 있다.

“사실 일본도 공동연구를 제안했지만 거절했어요. 질병 유전자를 발견했을 때 자국의 이익만 챙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죠.”

잉크바트 차관은 “이번 방문으로 한국의 기술수준과 추진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몽골 정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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