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에 벼락?… 경찰 “전자파가 벼락 유도”

  • 입력 2004년 8월 3일 22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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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쓰던 사람이 벼락을 맞아 숨진 사고를 계기로 휴대전화와 벼락의 상관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논란은 2일 전남 장흥군 관산읍에서 열린 ‘장흥 갯장어 음식축제’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던 박모씨가 벼락을 맞아 사망하고 주변에 있던 윤모씨도 충격으로 다친 사건이 발단이 됐다.

경찰은 사망한 박씨가 휴대전화를 가까이 댄 것으로 추정되는 왼쪽 귀 부위에 그을린 흔적이 있음을 들어 휴대전화 사용이 벼락을 맞은 주요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휴대전화의 전파나 전자파가 낙뢰(落雷)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전파가 낙뢰를 유인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찾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한 휴대전화업체 관계자는 “단말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낙뢰와 휴대전화 사용의 상관관계를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많은 기상전문가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다만 휴대전화 통화 중에 일어서는 등 다른 사람이나 사물보다 위치가 높아져 벼락을 맞을 확률이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보통신부 산하 전자파연구소는 “휴대전화 통화 도중 벼락을 맞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 “그러나 안전을 위해 번개 치는 날 등 악천후 속에선 휴대전화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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