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PC는 얼마나 ‘건강’할까”

  • 입력 2004년 6월 13일 17시 58분


스팸메일 바이러스 해킹 같은 인터넷 역기능의 범람으로 PC 건강 관리가 컴퓨터 사용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기 성남시 분당 KT 본사의 홈네트워크 전시관에서 주부와 어린이 관람객들이 전시된 정보기기들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제공 KT
스팸메일 바이러스 해킹 같은 인터넷 역기능의 범람으로 PC 건강 관리가 컴퓨터 사용자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기 성남시 분당 KT 본사의 홈네트워크 전시관에서 주부와 어린이 관람객들이 전시된 정보기기들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제공 KT
《프리랜서 컴퓨터 디자이너 김모(38)씨는 요즘 정보화시대에는 신체 건강 못지 않게 ‘PC 건강’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정체 모를 ‘악성코드’에 감염돼 고생한 것이 계기였다. 인터넷을 쓸 때마다 특정회사의 광고창이 뜨고 엉뚱한 인터넷 주소로 연결돼 정상적인 PC 활용이 불가능했던 것. 이씨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이러한 악성코드가 PC 안에 담긴 중요한 작업 파일과 개인정보까지 빼내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

이씨는 하루 3시간 정도 되는 컴퓨터 사용시간 가운데 3분 정도를 새로운 보안도구정보를 검색하고 설치하는 등 PC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도 끄떡없도록 PC의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PC 건강’에 관심을 갖는 컴퓨터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바이러스나 악성코드, 스팸메일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PC나 인터넷의 정상적인 활용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처음으로 14∼20일을 정보보호주간으로 선포하고 정보보호 실천운동 붐 조성에 나섰다.

정통부는 매년 6월 정보보호주간 행사를 갖고 개인과 기업의 자발적인 정보보호 실천운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PC 건강 이렇게 지킨다=전문가들은 조금만 신경 쓰면 PC나 개인정보 등을 일정 수준까지는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간단한 실천수칙을 생활화하는 게 최선의 정보보호 방법이라는 것.

PC의 ‘출입문’ 관리는 대표적인 방법. 정보보호진흥원 윤승노 연구원은 “윈도 운영체제의 비밀번호 기능은 많은 사용자가 외면하고 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 프로그램을 쓸 때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손쉬운 실천법. 웬만한 바이러스나 악성코드는 최신 백신만 설치돼 있으면 막아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취약성 보완 파일을 정기적으로 내려받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윈도 운영체제의 취약성을 노리기 때문이다.

정보보호 소프트웨어 전문가 박준용씨는 “인터넷을 쓸 때 매번 똑같은 광고창이 뜨고 엉뚱한 주소로 연결된다면 PC에 ‘스파이웨어’라는 악성 코드가 설치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사용자 정보를 노리는 스파이웨어는 ‘애드프리(www.ietoy.co.kr)’나 ‘노애드(no-ad.daganda.com)’같은 차단 프로그램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인터넷 뱅킹 등에 사용하는 비밀번호를 한 달에 한 번 이상 변경하는 것도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좋은 방법. 또 중요한 데이터는 반드시 복사본을 만들어 보관하면 악성프로그램에 의한 데이터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컴퓨터를 쓰지 않을 때 전원을 꺼두면 바이러스 감염도 막고 전기요금도 절약할 수 있다.

▽정보보호주간 행사 엿보기=14일 정보보호주간 선포식에 이어 15, 16일에는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해킹경진대회가 사이버공간(www.sis.or.kr)에서 펼쳐진다.

15일에는 국내 기업 및 기관의 해킹 피해 예방을 도울 시스템취약성분석센터가 문을 연다. 같은 날 정보보호 대공모전 시상식이 열려 표어와 포스터 등 수상작이 이달 말까지 서울시청역 및 광화문 지하철역에 전시된다.

백신 전문업체인 안철수연구소(www.ahnlab.com)와 하우리(www.hauri.co.kr)는 이달 말까지 인터넷에서 무료 백신을 내려받은 사람에게 경품을 주는 ‘건강한 PC만들기’ 행사와 정보보호 거리 홍보전을 펼친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내 정보는 내가 지켜야죠”▼

“인터넷 역기능을 방치한 채로는 정보화 강국이 될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부 석호익 정보화기획실장(사진)은 진정한 정보화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인터넷 역기능을 극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인터넷 인구가 2800만명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스팸메일이나 해킹 등 부작용의 폐해도 적지 않다.

석 실장은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개인정보 침해나 전산망에 대한 공격 등 사이버상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며 “사회 전체의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려면 개인과 기업의 자발적인 정보보호 실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통부는 이 같은 취지에서 올해부터 6월 셋째 주를 정보보호주간으로 선정해 매년 정보보호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그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정보보호주간 행사는 정보를 활용하는 개인과 기업의 적극적인 정보보호 실천을 유도해 사회 전반의 보안의식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주기적인 운영체제 취약점 보완이나 비밀번호 변경 등 가정과 기업에서 사용자가 조금만 신경 쓴다면 전체 사회의 정보보호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세계 각국도 정보보호 문화운동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정보보호진흥원과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전 사회적인 정보보호문화운동 붐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후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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