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빈속에 먹으면 위장 탈날수도

  • 입력 2004년 3월 28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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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 나물, 된장국을 자주 먹는다면 비타민 B군과 C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에 20분 이상 햇볕을 쬐고 있다면 비타민D의 합성도 원활한 편이다. 우유와 생선, 녹황색 채소를 즐긴다면 모든 비타민 결핍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많고 바쁜 현대인은 다 챙겨 먹을 여유가 없다. 그래서 비타민제를 찾는다. 효과나 부작용은 뒷전이다.

▽비타민, 알고 먹자=비타민은 수용성과 지용성으로 나눈다. 수용성인 B군과 C는 물에 쉽게 녹고 체내에 저장이 잘 되지 않아 계속 먹어줘야 한다. 그러나 많이 먹는다고 효과가 더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2g들이 비타민C 제제를 먹으면 70∼80%가 흡수되지만 그 이상 먹으면 흡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진다.

B1 B2 B6 B12 엽산 등 비타민 B군은 어느 하나만 모자라도 나머지 모두 결핍되므로 고루 섭취해야 한다. 견과류, 곡물류, 우유, 간 등에 많다. 최근 10년간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엽산이다. 미국에서는 1998년부터 모든 식사 메뉴에는 엽산을 강제로 넣도록 했다. 태아의 신경세포를 만드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임신 초기에 필수적이다.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 비타민C를 과다복용하면 옥살리산이란 물질이 신장 결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지용성인 비타민 A D E K 등은 간과 지방조직에 저장되므로 과다 복용은 좋지 않다. 비타민A는 지나치면 피로감, 두통, 설사, 구역질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임산부의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 비타민E의 노화방지 효과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다만 치매노인에 한해 기억력 저하를 막고 면역력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는 나와 있다.

▽비타민제 잘 먹는 법=시중에 나와 있는 종합비타민제는 120여종. 어떤 것을 고를까. 전문가들은 영양권장량(RDA)과 비교해 모든 성분이 기준 함량의 100∼150% 정도 들어있는 제품을 권한다. ▶영양권장량 표 참고

비타민이 합성이냐, 천연이냐는 의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현재 천연비타민 제제는 체내에서 활성화가 잘 된다는 이유로 합성비타민보다 비싸다.

성인용 종합비타민제를 아이에게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장기간 복용하면 몸에 비타민 A와 D가 축적돼 뇌와 간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약을 사등분해서 일부분만 먹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들은 평소 식사에서 모자란 부분, 가령 우유나 고기를 먹지 않으면 칼슘과 철분 영양제를 먹이는 식이 좋다.

속이 빈 상태에서 비타민제를 먹으면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속이 울렁거려 복용을 중단하기도 한다. 또 녹차와 홍차 등과 함께 먹으면 차에 있는 타닌 성분이 비타민의 성분을 변화시켜 약효를 떨어뜨린다.

종합비타민제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복용하는 게 좋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김경환 교수,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한국와이어스 이도현 마케팅차장)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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