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넷/인증 사이트]기증품 팔아 자선활동 '아름다운 가게'

  • 입력 2003년 8월 11일 18시 12분


1만5000원짜리 청바지, 4000원짜리 원피스, 2만원짜리 전집(19권)….

거대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업계를 싼 가격으로 침입해 보려는 파격 할인 매장에 진열된 상품이 아니다. 인터넷 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에서 파는 물건에는 가격이 없다.

겉으로는 시중가의 10분의 1, 20분의 1의 헐값으로 알뜰하게 살림을 꾸리려는 어머니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 같다. 그러나 이곳에서 거래되는 것은 물건과 돈이 아닌 사랑과 정(情)이다.

‘건강한 인터넷’ 인증을 받은 인터넷 아름다운 가게는 2001년 자원봉사자 6명이 창립한, 같은 이름의 사회봉사단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다. 아름다운 가게는 그동안 오프라인상에서 음악회 바자 캠페인 등 자선활동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펼쳐 왔다. 각 업체와 기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대학과 기업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신나라레코드 김영사 등 뜻있는 업체들과 일반인들이 기증한 상품을 팔아 왔다. 인터넷 아름다운 가게는 기증받은 물건을 팔아 남긴 수익금으로 하는 자선활동을 사이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해 만든 사이트.

▽구입과 판매 모두가 자선=이 사이트는 기증받은 물건을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아름다운 사람들’ 이라는 메뉴를 클릭하면 나타나는 △물품 기증 신청 △자원 활동 신청 등의 메뉴가 선한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을 통해 기증하는 물품은 무엇이라도 좋다.

사놓고 포장도 안 뜯은 머리핀, 감명 깊게 읽은 낡은 책, 아이에게 몇 번 신겼으나 발이 금방 자라 오갈 데 없게 된 신발…. 이렇게 기증된 물품들은 화면 오른쪽 위의 ‘생생몰’을 클릭하면 나타나는 온라인 쇼핑몰에 가지런히 진열된다.

‘중고품만 있으려니…’ 넘겨짚었는데, 막상 사이트를 열어보니 새 것과 다름없는 알짜가 많다.

진열된 상품들을 아름다운 가게측은 터무니없이 싼 값에 가져가라 한다.

△콘텐츠 34.24 △고객 서비스 19.17 △사용자 인터페이스 18.23 △시스템 관리 15, 총 86.64점(A등급·100점 만점).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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